BOOK(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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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 임이랑
가끔 그런 사람이 있다. 업무에서도 부러울 만큼 재능있는데, 업무 외적으로도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 부러워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신경 쓰느라 그 앞에서 더 조심하게 되는 사람. 그래도 함께 있으면 많이 배우고, 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게 하는 사람. 물론 그런 사람은 가뭄에 비 오듯 해서 자주 접하기 힘든 사람인 경우가 많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나랑 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은데, 글을 아주 재미있게 쓰는 작가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러니까 출판을 한 거겠지만…) 그런데 그런 작가들 글 쓰는 재능이 전부가 아니다. 글을 재미있게 쓰는데, 그림을 잘 그리네. 글을 재미있게 쓰는데, 음반도 제작한다네. 글을 재미있게 쓰는데, 피아노 연주도 전문가 수준이..
2023.06.07 -
사랑, 이별, 죽음에 관한 짧은 소설 - 정이현 / 임솔아 / 정지돈
많은 경우 프로젝트의 시작은 정의(定義 :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에서 시작한다. 똑같은 단어에도 각자 생각하는 범위와 크기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것을 정확하게 맞추는 과정이 가장 먼저다. 그렇게 사전에 정의를 동기화하고 진행한 프로젝트도 진행 과정에서 어긋나거나 오해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물며 프로젝트도 그러한데 사랑은 어떨까? 이별은 그리고 죽음은… 이 소설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사랑에 관해, 이별에 관해 죽음에 관해서 새롭게 정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정말 책 제목대로 짧은 소설 3편이 담긴 이 앤솔러지는 출퇴근 길 지하철에서 후루룩 다 읽어 버렸다. 짧게 읽어버렸지만 그 여운은 더 길게 갔다. 특히 정지돈 작가의 작품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를 ..
2023.06.05 -
아무튼, 정리 - 주한나
'아무튼' 시리즈에서 신간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서문에서부터 뭔가 좀 특이했다. 저자가 ADHD를 가진 분이라고 자기를 소개해서 말이다. 사실 최근에서야 성인 ADHD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혹시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면서 난 그 부류의 사람은 아닌가 보다 생각했었다. 프롤로그 지금부터 이어지는 내용은 ADHD인답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은 20년간의 어수선한 변화의 기록이자, 정리 정돈을 강력히 거부함으로써 발생한 혼돈이 천천히 소멸해가는 과정이다. P. 11 책을 읽으면서 ADHD에 관한 내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저자는 ADHD를 가지고 있는 분이지만, 결혼해서 두 자녀를 두..
2023.06.03 -
내 머릿속 생각 끄기 - 체이스 힐 / 스콧 샤프
2023년 지난 5개월을 돌아보면 내가 한 일은 아주 간략하게 정리가 된다. 산책한다. 그러다 책을 발견하면 책을 읽는다. 책을 읽고 재미있었던 부분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그리고 다시 산책한다. 책을 발견하고, 책을 읽는다. 내용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린다. 지난 5개월 동안 왜 그랬는지는 지난해 말 퇴사를 하면서 겪게 된 내 주변의 변화를 스스로 적응하지 못해서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일을 쉬면서 머리도 함께 쉬어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그리고 그걸 함께 할 회사를 찾는 것까지 쉬어야지 하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했었다. 『내 머릿속 생각 끄기』란 이 책에선 이런 나의 상태를 '과잉사고'라고 설명한다. 어떤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내지 못하고, 통제할 수 없는 상..
2023.06.01 -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 - 금정연 / 김보령 / 김지원 / 노지양 / 서성진 / 서해인 / 심우진 / 양선화
읽어야지 하고 사서 책상 위에 쌓아둔 책도 여러 권인데, 또 습관처럼 발걸음은 도서관을 향한다. 신작 코너에서 최근 들어온 책 중에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의 목차를 살펴본다. 그러는 사이 다른 사람이 옆에 오면, 혹시 그 사람에게 선수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책을 집어 들고 도서관 카드를 꺼내서 대출을 마무리한다. 이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도 그렇게 골라온 책 중에 한 권이다. 읽어야 할 책들을 미루고 읽은 책이 책에 대한 책이라니. 이 책은 책과 관련된 저자들이 책에 대한 책을 소개하는 글을 묶었다. 서평가, 대형 서점 마케터, 신문 기자, 번역가, 출판사 편집자, 뉴스레터 발행인, 책 디자이너 등 책과 관련된 사람들이 각자 한 권씩 책에 대한 책을 소개하면서 책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
2023.05.30 -
스마트 브레비티 Smart Brevity :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바이블 - 짐 밴더하이 / 마이크 앨런 / 로이 슈워츠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교육제도 안에서 글 쓰는 방법을 배워본 적이 없다. 초중고등학교 때에 '글짓기'라는 이름으로 원고지를 채우는 방법을 배우긴 했다. 생각해보면 그게 내 안에 있는 글을 썼다기보다는 주제에 맞게 없는 글을 머리로 지어 냈던 경험에 가까웠다. 그러다 어학연수 중 'Academic Writing' 수업 시간에 내 생각을 어떻게 하나의 글로 풀어내는지 그 과정을 교육받았다. 내 생각을 기초부터 세워가며, 그 기초를 탄탄히 하는 주장의 근거를 찾아 뼈대에 살을 붙여가며 하나의 완전한 글을 쓰는 방법을 다른 나라에서 '처음' 배웠다. 그리고 그때 배웠던 글쓰기의 기본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글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메일, 기획문서, 제안서, 서비스 소개서 등 회사에서 쓰는 모든 글쓰기의 기초..
2023.05.28 -
IT 트렌드 읽는 습관 : 기술의 흐름을 읽고 이용하는 법 - 김지현
매일 아침 한줄일기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노트북을 연다. 노트북을 열면 우선 지난 24시간 동안 쌓여있는 뉴스레터들을 읽는 것부터 시작한다. 뉴스레터는 G메일에서 미리 지정해 둔 주제별로 분류가 되어 정리되어 있다. 재미난 기사나 새로운 서비스를 접할 수 있어서 뉴스레터를 좋아한다. 다음으로는 Daum과 Naver 메인에 노출되는 주요 IT 뉴스를 살펴본다. 회사에서 보도자료로 뿌린 내용도 있지만 IT 기술에 대한 심층 취재나 IT업계 주요 인물 인터뷰 등을 뉴스 미디어를 통해서 주로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는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름의 IT 트렌드를 살피는 리추얼로 삼고 있다. 이 책도 이런 리추얼 중에 저자가 직접 소개한 페이스북의 출간 소식을 보고 읽게..
2023.05.26 -
마음을 움직이는 일 : 브랜딩 에세이 - 전우성
콘텐츠 마케터로 가장 어려웠던 경우는 업무 관련된 것보다 그 외적인 부분이었다. 예를 들면, 이 업계를 잘 모르는 어르신이나 아이들에게 내가 하는 일을 설명하는 경우. 내 일을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지만 대부분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얼굴엔 물음표가 여러 개다. 브랜딩 디렉터로 일하는 저자는 자신의 업을 한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책 제목)'이라고 했다. 내 설명을 듣고 내가 하는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그분들은 이 설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ㅎㅎ 이 책에는 '브랜드'에 관한 저자의 고민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100개가 넘는 챕터를 300여 페이지에 담다 보니, 짧은 건 한 장에 다 들어갈 정도다. 각 챕터의 글 길이를 보면 현업을 진행하면서 노트에 남긴 메모들이 이 책의 근간이 되지..
2023.05.24 -
어쩌다 디자인 - 장영진
제안서를 쓰다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막히는 부분이 나올 때가 있다. 이럴 땐 책장에 꽂혀있는 이전 책들을 다시 꺼내 읽는다. 책엔 북마크 해 둔 표시나, 포스트잇으로 붙여둔 메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막혔던 제안서나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 '어쩌다 디자인'은 디자이너로 프로젝트 중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저자가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살짝 공유한다.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던 터라 저자의 대처 방법에 공감을 보내면서 읽었다. 얼마 전부터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다 쉽고 간단하게 제작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테스트해 보고, 실제 운영을 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새로운..
2023.05.22 -
라이팅 클럽 - 강영숙
모든 문화는 시대를 반영한다. 영화, 음악이 그렇듯 소설도 그 시대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하지 않나. 최근 소설을 읽으면서 예전 교과서에 등장했던 소설의 차이점을 발견하고 있다. 예전 국어 교과서에서 읽었던 그러니까 내 나이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오래된 소설들의 경우 소설의 앞부분에 소설의 배경, 등장인물, 인물 간의 갈등 상황 등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소설도 있었을 것이다) 주인공은 어떤 성격에 어떤 외모를 가졌는지, 어떤 배경에서 누구와 자랐으며, 현재 어떤 어려움이 그를 괴롭히고 있는지 등 소설을 읽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초반 설명이 끝나야 비로소 이야기를 시작했던 것 같다. (물론 그렇지 않은 소설도 있다) 최근 소설에선 소설의 재미를 위해서 이런 스..
2023.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