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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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장, 몰스킨에 쓰고 그리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답답할 때 나는 책장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찾는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는 읽으면서 남겨놓은 북마크와 메모지가 꽂혀있다. 오래전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다시 읽는다면 또 어떤 의견을 남겨 놓을지 생각하게 된다. '밥장, 몰스킨에 쓰고 그리다'도 그런 책 중에 한권이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의 연습장이나, 일기, 여행일지인 몰스킨 다이어리를 훔쳐보는 재미가 내 노트를 다시 읽는 것 보다 확실히 재미나다. 부럽지만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밥장 외에도 소믈리에, 편집장, 의학 일러스트레이터, 가구 디자이너, 웹툰 작가, 여행가, 브루마스터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노트에 자기 생각과 일상을 정리하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2023.04.08 -
타이탄의 도구들 (Tools of Titans) - 팀 페리스 (Tim Ferriss)
많은 사람이 그랬듯 나 역시 어릴 땐 똑똑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편이었다. 나 역시도 그 사실을 믿었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대학 입학시험을 망치고, 수험 생활을 한 해 더 연기하면서 버릴 수 있었다. 소위 '천재'라는 사람은 타고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해왔고, 그 그룹에 속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나는 적당한 노력을 했고, 딱 노력만큼만 성취를 해왔다. 물론 노력만큼 얻은 것도 운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천재'들에 비교하면 보잘것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구 S가 추천해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 책에서 '타이탄'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성공을 위해 자신의 습관, 멘탈, 체력까지 본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꾸준히 단련해온 사람들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작가 팀 페리스(..
2023.04.06 -
정부 지침 격리 로맨스 '14일의 동거' - 레네 프로인트
COVID 19(Coronavirus Disease 2019) 코로나가 지구촌을 변화시킨 지 만 3년이 지났다.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마스크가 기본 의복처럼 필수품이 되었다. 식사할 때를 제외하곤 마스크 벗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 많은 약속이 코로나 끝난 이후로 강제로 연기되었으며, 학교도 직장도 코로나로 인해 그 역할을 집에 많이 양보하게 되었다. 완전히 바뀌어 버린 생활 습관을 죽을 때까지 이어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코로나와의 4년째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어느새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탄생한 이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가 전체적으로 희석된 지금 2023..
2023.04.04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 이동진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책과 가까이 지냈다. 어릴 적 우리집 책장엔 끊임없이 새로운 책들이 채워졌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읽었던 책, 좋은 학교를 우등생으로 다닌 삼촌의 책, 소설을 좋아했던 엄마의 책들이었다. 내 책이래야 교과서 정도가 전부였다. 학부생 때는 학교 도서관 아르바이트로 도서관을 자주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이사를 온 이후에도 가장 먼저 한 일도 도서관을 방문해 도서관 회원권을 만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물리적인 거리와는 다르게 책과의 심리적인 거리는 그렇게 가까웠다고 말하기 어렵다. 최근에 여유 시간이 많아서, 책과의 거리가 조금 가까워진 것 같다. 업무 관련 책 외에도 뭐든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소설, 에세이, 시까지 이전에 읽지..
2023.04.02 -
도서관 여행하는 법 - 임윤희
컴퓨터, 인터넷 기술이 발전해 원하는 책은 주문한 그날 받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대부분의 책은 전자책으로 클릭 한 번으로 스마트폰, 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기도 하다. 이런 시대에 도서관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나?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고,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다. 동화 원화를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이며, 인문학 강연을 통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강연장이기도 하다. 도서관은 지금도 그 역할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 안타깝게도 학교에 다니는 동안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가르쳐 준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있었더라도 내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아주 약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
2023.03.31 -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 박현희
누구나 아는 백설공주 이야기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보는 책 제목이 흥미를 끌었다. 백설공주가 장사꾼으로 변장하고 오는 왕비를 계속 집으로 들이는지, 스스로 곤경을 자처하는지를 사회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실제 고등학교 사회과 교사인 저자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읽거나, 들어서 익숙한 동화를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자고 하고 있다. ’사람이 된 피노키오는 행복했을까’, 토끼와 거북이의 경기에서 ‘불공정한 규칙을 조롱하라’, 백설공주의 ‘왕비는 왜 자꾸 거울을 보았을까’, 베짱이처럼 ‘한철 노래하며 사는 인생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등 책의 목차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지은이 : 박현희 제목 :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 동화로 만나는 사회학 출판사 : 뜨인돌 출판 연도 : 201..
2023.03.29 -
아무튼, 사전 - 홍한별
아무튼, OO 시리즈를 즐겨 읽는다. 카페에서 2시간 내외로 다 읽어버릴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분량의 책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지 매번 놀라면서 읽는다. 번역가로 활동하시는 작가님은 가까이 두고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전이란 친구에 관해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데, 이제는 어디에 두었는지 찾기도 어려운 사전을 다시 찾아봐야 할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하는 책이었다. 물론 사전을 찾지는 않았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인공지능이 내가 알지도 못하는 수십 가지의 의미 중에 가장 좋은 걸 추천해주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 지은이 : 홍한별 제목 : 아무튼, 사전 시리즈 : 아무튼 출판사 : 위고 출판 연도 : 2022. 10. 페이지 : 총 156면 아래는 작가님이 소개해준 사전 ..
2023.03.27 -
모든 것은 인터넷에서 시작되었다 - 김경화
❝ 만약 1980년대 대학생에게 ‘스마트폰’을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시작할래? ❞ 몇 년 전 친구에게서 받은 이 질문에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 인터넷으로 꽤 오랫동안 밥벌이를 하고 있으면서도 이 질문에 대답은 쉽지 않았다. 2020년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부모님들께도 어렵지 않게 설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1980년대 사람이 대상이라면 완전 다르다. 우리나라에 인터넷도 없던 시대의 사람들에게 세상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네트워크를 타고 누구나 들고 다니는 작은 단말기에 전달될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설명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1980년대 대학생을 만나 ‘스마트폰’을 설명해야 한다면, 이 책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
2023.03.25 -
있으려나 서점 - 요시타케 신스케
책과 관련해서 '있으려나 서점'보다 더 귀여운 책이 또 있으려나? 동화 삽화, 표지 그림, 광고까지 다양한 작업을 해 온 작가는 분명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책과 관련해서 이렇게 다양한 상상을 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다양한 형태의 팝업 그림책, 둘이서 읽는 책, 독서 보조 로봇, 독서 이력 수사관, 서점 결혼식, 책이 내리는 마을, 무덤 속 책장 등 평소 작가가 책에 얼마나 애정을 가졌는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다. 그림책이라 순식간에 읽어(?) 버릴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이랄까. 지은이 : 요시타케 신스케 ヨシタケシンスケ 그린이 : 요시타케 신스케 ヨシタケシンスケ 옮긴이 : 고향옥 제목 : 있으려나 서점 あるかしら書店 출판사 : 온다 출판 연도 : 2018. 07. ..
2023.03.23 -
유럽 도시 기행 2 - 유시민
도서관에서 손이 닿는 대로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빌려오고 있지만, 최근 답답한 상황 탓인지 SF 소설, 여행 에세이에 손이 자주 간다. 유시민 작가님의 '유럽 도시 기행'도 그래서 내 대출목록으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작가님이 책에서 소개하는 4개 도시(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 중 2개 도시는 걸어서 여기저기를 구경했던 탓에 이 책에 더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당 도시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 문화적 맥락을 설명하시는 작가님은 내가 다녀온 도시와는 이름이 같은 다른 곳을 다녀오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읽는 내내 하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다음에 다른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면 그 나라, 그 도시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를 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202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