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 생각 끄기 - 체이스 힐 / 스콧 샤프

2023. 6. 1. 21:47BOOK

2023년 지난 5개월을 돌아보면 내가 한 일은 아주 간략하게 정리가 된다. 산책한다. 그러다 책을 발견하면 책을 읽는다. 책을 읽고 재미있었던 부분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그리고 다시 산책한다. 책을 발견하고, 책을 읽는다. 내용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린다. 지난 5개월 동안 왜 그랬는지는 지난해 말 퇴사를 하면서 겪게 된 내 주변의 변화를 스스로 적응하지 못해서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일을 쉬면서 머리도 함께 쉬어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그리고 그걸 함께 할 회사를 찾는 것까지 쉬어야지 하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했었다.

 

『내 머릿속 생각 끄기』란 이 책에선 이런 나의 상태를 '과잉사고'라고 설명한다. 어떤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내지 못하고, 통제할 수 없는 상태, 또는 침투적인 사고가 사라지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는데 내가 딱 그랬다. 실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지만 머릿속에선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났더라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 이미 머릿속이 복잡해 이 책의 난해한 내용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지 않았을까. 그런 상태를 스스로 인정하고, 변화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 그 첫 번째가 산책이었다. 하루 만 보 이상을 걸어보려고 했다. 적어도 걷는 동안은 복잡했던 머릿속 고민이 중력에 이끌려 바쁘게 움직이는 발아래로 내려가고 머릿속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한 산책은 서점으로 도서관으로 이어졌다. 서점을 가서 신간을 고르고, 도서관에서 새로 들여온 책을 대출해서 닥치는 대로 읽었다. 발아래로 밀어낸 걱정이 다시 올라오지 못하게 책을 읽으면서 신경을 책으로 돌렸다. 해야 할 일(재취업)을 미뤄두고, 뭔가 바쁘게 하루를 보냈다고 안도했던 것도 같다.

 

물론 이런 노력이 처음부터 잘 된 건 아니다. 그런데, 산책을 반복하면서 체중도 조금씩 관리가 되고, 이 책 저 책 닥치는 대로 읽다 보니 나름 재미있는 책도 한 두권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게 5개월을 반복했다. 나의 이런 변화를 책에서는 불안과 걱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웠던 내 상황을 뒤늦게 책에서 확인하고 보니 내 머릿속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우리는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정확하게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 산책하면서 또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보자고 생각했었다. 취업이 조금 늦어져도, 통장에 잔고가 조금씩 바닥을 보여도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조금씩 불안감도 사라졌고, 자신감도 조금씩 찾을 수 있었다.

 

만약 당신이 너무 많은 생각으로 소중한 삶을 낭비하고 있다면,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를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방법이 도움이 안 된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그래서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를… 그나저나 오늘 이 포스팅은 내 머릿속만큼이나 정리가 안 된다.

 

내 머릿속 생각 끄기 - 체이스 힐 / 스콧 샤프

 

  • 지은이 : 체이스 힐 Chase Hill, 스콧 샤프 Scott Sharp
  • 제목 : 내 머릿속 생각 끄기 How to Stop Overthinking
  • 번역 : 송성별
  • 출판사 : 윌북
  • 출판 연도 : 2023. 5.
  • 페이지 : 총 191면 

 

과잉분석 습관을 지닌 사람들은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변화란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통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맞닥뜨리는 순간 이들은 급격한 하향곡선을 타고 굴러떨어진 것이다. 이런 습관은 다음에 할 행동 앞에서 우유부단하게 만들고, 의사결정 능력까지 약화시킨다.
P. 14

 

실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완벽주의자는 실수를 피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그 결과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도, 좋은 기회를 잡지도 못한다. 실패할 위험을 감수하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다.
P. 14

 

불안감과 걱정에 긍정적 통제감 가지기

엄청난 불안을 유발하는 걱정 이면에 놓인 생각은 우리가 단 한 가지 단순한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가 우리 삶에 일어나는 어떤 일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진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을 하는 주된 이유는 모든 선택이나 결정을 곱씹어 생각하거나, 자신이 무언가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결과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완벽주의자나 '통제광'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걸 통제하거나 완벽히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정말로 당신 마음을 편하게 하는가? 당신의 대답이 '아니오'라면 이제 정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자.

  1. '걱정시간'을 만든다
  2. 마음챙김을 실천한다
  3. 운동을 하거나 몸을 움직인다
  4.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무엇인지 구분한다
  5. 두려움을 평가한다
  6. 명상을 한다
  7. 긍정적 자기 대화를 한다
  8. 걱정이 아닌 진실을 본다
  9. '만약에'가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하다
  10. 미지의 것을 받아들인다

P. 52 - 58

 

정신적 소음
  • 부정적 사고나 끊임없는 걱정이 반복된다.
  • 과거의 경험이나 두려움에 관한 이미지나 '영상'을 머릿속에서 반복적으로 다시 체험한다.
  • 과거의 일을 후회하며 우울해지거나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운 나머지 현재에 집중할 수 없다.
  •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비롯해 늘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는 나머지 지금 하는 대화에 집중할 수 없다.
  •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끊임없이 걱정한 나머지 완벽을 추구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정신적 소음에 가로막혀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그래서 충분히 완벽하지 않다는 기분이 든다.
  • 불수의적인 사고와 몽상. 우리는 미래를 두렵다고 느끼고 바꿀 수 없는 것을 지나치게 생각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모든 상황과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분석한다.

이런 사고 패턴을 지속하는 사람들은 깨어 있는 시간 중 90퍼센트는 피곤하고 지쳐 보인다.

P.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