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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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클릭 시대에도 블로그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
궁금증이 생기면 키워드를 다듬어 검색창에 넣고, 수많은 링크를 오가며 답을 찾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답이 먼저 나온다. 검색의 시대를 지나, 우리는 '제로 클릭 시대'에 도달했다. 이쯤 되면 이런 질문이 따라온다.❝ 왜 아직도 개인 블로그를 해? ❞검색 유입이 줄어들면서 방문자 수와 조회수는 예전만 못하다. 한때 블로그의 권력자였던 숫자들은 이제 조용히 뒷줄로 물러났다. 광고 코드를 심어 수익을 기대하던 블로거들에겐 분명 타격일지도 모른다. 반면, 지저분한 광고가 싫어서 광고 없는 깨끗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는 오히려 고민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왜 아직도 블로그를 쓰고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AI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플랫폼이 블로그가 아닐까 싶다. 클릭이 줄고, 방..
2026.02.12 -
2026년 신년 계획 베타 테스트 기간 종료
제야의 종소리가 울린 게 엊그제 같은데, 2026년이 밝은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올해는 다르다"를 외치며 세웠던 신년 계획들을 이제 슬쩍 다시 들여다볼 시간이다. 사실 큰 계획이라는 게 그렇다. 테스트 기간을 거치며 실행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따져보고, 슬그머니 사양 조정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한 해짜리 인생 계획을 한 번에 완벽하게 세우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혹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아서 벌써부터 체력이 방전된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작심삼일이라고 민망해하며 조용히 계획을 폐기 처분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 1월 한 달, 그걸 그냥 '베타 테스트 기간' 이었다고 우겨보는 건 어떨까. 사용해 보니 불편했던 기능은 빼고, 나랑 잘 맞는 기능만 남겨서 현실적인 버전으로 업데이트..
2026.02.01 -
6년 만에 알게 된 아파트 층간 소음의 비밀
6년 전, 새로 분양받아 이사 온 이 브랜드 아파트는 이전에 살던 집과 달리 층간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적어도 한 달 전까지는 그렇게 믿으며 6년을 살았다. 바로 위층에 살던 노부부가 이사를 나갔고, 인테리어 공사가 끝난 뒤 얼마 전 새로운 가족이 들어왔다. 그 순간부터 ‘층간 소음은 걱정 없는 아파트’라는 나의 믿음은 완전히 바뀌었다. 입주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은 새 아파트라 해도, 소음을 완전히 막아 주지는 못했다. 우리 집이 조용했던 이유는 구조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더 정확히는 위층 노부부의 배려가 조용한 아파트의 비밀이었다. 새로 이사 온 집에는 미취학 아동이 둘 있는데, 아이들 발걸음 소리만으로도 집 안에서의 이동 경로가 그려질 정도다. 오늘따라 이사를 떠난 위층의 노부부가 더..
2026.01.12 -
오늘의 일기 - 2026년 새해 첫날의 기록
주말에도 보통 6시 반이면 일어나는 내가, 오늘 아침엔 평소보다 두 시간쯤 늦게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날은 유난히 추웠고, 특별한 계획도 없는 새해 첫날이었다.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였다. 며칠 전 선물 받은 떡국떡으로 끓인 떡국을 가족들과 나눠 먹었다. 촉촉한 떡의 식감이 오래 남았다. 오랜만에 러닝 타임이 두 시간을 넘는 영화를 끝까지 보며, 하루를 서두르지 않고 흘려보냈다. 저녁이 깊어질 즈음, 평소처럼 세면과 양치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그때 문득, 새해의 첫날이라면 이대로 보내기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가운데 『아무튼, 인터뷰』를 집어 들었다. 그렇게 삼분의 일쯤을 단숨에 읽었다. 공식적인 2026년의 첫 독서 기록을 남겼다..
2026.01.01 -
한줄일기, 2025년 마지막 일기
2025년의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매일의 루틴을 크게 깨지 않는 선에서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고 있다. 오전 6시 30분에 기상했다. 전날 저녁에 끓여 두었던 보리차를 한 잔 마시며 아직 덜 깬 몸속을 깨웠다. 그래도 잠이 덜 깬 구석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따뜻한 아침 샤워로 완전히 몸을 일으켰다. 시리얼로 가볍게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바닥에 쌓인 먼지를 쓸었다. 스틱 커피 포장에 적혀 있는 추천 용량보다 물을 두 배로 넣어 연하게 탄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밤사이 업데이트된 새로운 소식들을 뉴스레터로 확인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은 무려 175권이었다. (물론 175권 모두를 읽었다는 뜻은 아니다.) 몇 차례 연체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
2025.12.31 -
오늘의 대출 목록 -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온은 조금씩 떨어지고, 어느새 겨울의 한가운데로 들어서고 있다. 통풍이 잘되는 여름용 운동화를 신고 나오면 발이 시려, 도서관으로 가는 걸음이 자연스럽게 빨라진다. 하지만 아직 두꺼운 겨울용 운동화는 답답하다. 지난번 대출 도서를 반납하고 신간 도서 쪽을 두리번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몇 권의 책을 리스트에 올렸다. 가방을 가져오지 않은 탓에,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고 팔 안쪽에 끼워 들 수 있을 만큼의 책만 대출해 가기로 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김병수 지음, 휴머니스트, 2025.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부제가 적혀 있었다. '5년간 9개국 300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깨달은 차별 없는 디자인 사고법'. 나이 드는 걸 실감하게 된 건, 30년 가까이 큰 변화가 없던 시력에 노안이..
2025.12.22 -
오늘의 대출 목록 - 쓰기의 미래, 반려물건, 아무튼 실험실, 쓸모있는 사고를 위한 최소한의 철학
꼬르륵꼬르륵 물속에서 살았던 지난 일주일. 눅눅하고, 축축하고, 꿉꿉한 한 주를 보냈다. 다행히 주말에 비가 그쳤고, 햇볕이 나면서 젖었던 빨래가 마르듯 길도 조금씩 마르고 있다. 축축 처지는 기분 탓에 종일 누워 지내다가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을 한 시간 남겨두고 도서관에 도착했다. 지난주 대출했던 책을 다 읽어 버렸고, 내일부터 읽을 책을 좀 살펴보려고 갔던 도서관에서 뜻밖에 큰 수확이 있었다. 쓰기의 미래, 나오미 배런 지음, 배동근 옮김, 엄기호 해제, 북트리거, 2025. 신착도서로 들어왔을 때부터 찜해두고 꼭 대출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AI라는 유혹적인 글쓰기 도구의 등장, 그 이후’라는 매력적인 타이틀 때문인지, 이 책을 대출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매번 아쉬운 마음과 함..
2025.07.20 -
탄핵 후 첫 대출 목록 - 쓰기의 미래, 독서의 태도, 무의미를 읽는 순간,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기억해
지난해 12월 3일. 차가운 거리로 내몰렸던 시민들의 투쟁으로 내란수괴를 탄핵했다. 이제서야 2025년을 맞이하는 기분이고, 겨울을 지나 새봄이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들 남아있는 회복력을 집중시키는 것 같다. 어제 내린 봄비에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에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바람이 불지만 그래도 따뜻한 햇볕을 찾아 산책하는 사람들. 도서관에도 오랜만에 사람들로 붐볐다. 다시 찾은 세상을 준비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도 내 일상 회복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권의 책을 찾았다. 쓰기의 미래, 나오미 배런, 북트리거, 2025.파란색 커버의 눈에 잘 띄는 이 책은 이런 부재를 달고 있었다. “AI라는 유혹적 글쓰기 도구의 등장, 그 이후” 이 책의 편..
2025.04.06 -
한줄일기 블로그, 두 번째 생일
문득 돌아보니, 한줄일기가 두 번째 생일을 맞았다. 숨이 막히던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작은 기록이 이렇게 오래 함께할 줄은 몰랐다. 매일 똑같이 흘러가던 일상 속에서, 단 한 줄이라도 남기겠다고 마음먹었던 그 순간부터 많은 것이 달라졌다. 텅 빈 블로그 에디터에 조심스레 한 줄을 채울 때마다, 머릿속 복잡한 생각들이 차츰 정리되었다. 마음속에 쌓인 감정들도 글자가 되어 흩어졌다. 처음처럼 매일 한 줄을 쓰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이곳은 내게 '퀘렌시아(Querencia)', 바쁜 일상 속에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쉼터다. 올해도 한줄일기 도메인을 연장하며, 나만의 안식처도 함께 연장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조용히 나를 기록해 나가야지. 한줄일기야, 올해도 잘 부탁해. 매일 일기 쓰기 ..
2025.03.04 -
2월 회고 - 3월부터 달라진다!!
2월은 마치 거센 바람 속을 걸어온 한 달이었다. 나라는 여전히 혼란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고, 나 또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느라 애를 먹었다. 그래도 이제 끝이 보인다. '탄핵'이라는 거대한 변곡점 앞에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느리지만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희망을 품고 2월을 보냈다. 마치 흐린 하늘 끝에 겨우 걸린 달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한편, 작년 연말까지 달려온 프로젝트들이 좋은 결실을 맺었고, 덕분에 새로운 기회들이 찾아오고 있다. '함께하자'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상반기 내내 바쁘게 달려야 할 프로젝트들이 줄을 서 있다. 기대와 설렘, 그리고 걱정이 뒤섞인 복잡한 마음으로 다가올 일들을 마주한다. 그리고 3월. 이제는 더 촘촘하게, 더 치열하게 달려야 한..
2025.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