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일기(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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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 임이랑
가끔 그런 사람이 있다. 업무에서도 부러울 만큼 재능있는데, 업무 외적으로도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 부러워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신경 쓰느라 그 앞에서 더 조심하게 되는 사람. 그래도 함께 있으면 많이 배우고, 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게 하는 사람. 물론 그런 사람은 가뭄에 비 오듯 해서 자주 접하기 힘든 사람인 경우가 많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나랑 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은데, 글을 아주 재미있게 쓰는 작가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러니까 출판을 한 거겠지만…) 그런데 그런 작가들 글 쓰는 재능이 전부가 아니다. 글을 재미있게 쓰는데, 그림을 잘 그리네. 글을 재미있게 쓰는데, 음반도 제작한다네. 글을 재미있게 쓰는데, 피아노 연주도 전문가 수준이..
2023.06.07 -
오늘의 일기 - 카페에서 책 읽기 준비물
주말엔 카페에 책을 읽으러 간다. 출퇴근 길에 쪼개서 읽을 수 없고 긴 호흡에 읽어야 하는 책들을 읽어야 할 때 집에서 가까운 카페로 간다. 책을 읽으러 카페로 갈까?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를 시작하면 어느새 뚠뚠한 보부상 가방이 어깨에 걸쳐져 있다. 가방에는 당연히 읽어야 할 책 A가 들어있다. 그리고 혹시 읽다가 지겹거나, 카페가 너무 시끄러워 집중하기 어려울 때를 대비해서 가벼운 책 B도 함께 따라간다. 가장 기본이 되는 준비물이다. 그리고 책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표시하기 위해 포스트잇에서 만든 작은 플래그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 진짜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기 위해서 독서 노트와 볼펜도 빠뜨릴 순 없다. 이 정도면 기본 독서 아이템 준비가 끝이 난다. 2–3년 전부터 집 앞 카페에 갈 때는 항상 텀블러..
2023.06.06 -
사랑, 이별, 죽음에 관한 짧은 소설 - 정이현 / 임솔아 / 정지돈
많은 경우 프로젝트의 시작은 정의(定義 :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에서 시작한다. 똑같은 단어에도 각자 생각하는 범위와 크기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것을 정확하게 맞추는 과정이 가장 먼저다. 그렇게 사전에 정의를 동기화하고 진행한 프로젝트도 진행 과정에서 어긋나거나 오해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하물며 프로젝트도 그러한데 사랑은 어떨까? 이별은 그리고 죽음은… 이 소설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사랑에 관해, 이별에 관해 죽음에 관해서 새롭게 정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정말 책 제목대로 짧은 소설 3편이 담긴 이 앤솔러지는 출퇴근 길 지하철에서 후루룩 다 읽어 버렸다. 짧게 읽어버렸지만 그 여운은 더 길게 갔다. 특히 정지돈 작가의 작품 ‘내 여자친구의 남자친구’를 ..
2023.06.05 -
월요일로 한 주를 시작하는 달력은 없을까?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 한 주의 시작을 월요일로 규정하고 있고, 실제로 사람들도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생각하지 않나. 월요병이란 단어의 존재가 이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대부분의 달력은 일요일이 가장 왼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일요일부터 시작해서 토요일로 한 주를 끝난다. 은행에서 받은 벽걸이용 달력도, 온라인 서점에서 받은 책상 달력도 모두 일요일을 가장 왼쪽에 놓고 있다. 일요일이 가장 먼저 나오든, 월요일이 가장 먼저 나오든 그게 큰 대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이게 매우 불편하다. 월요일부터 시작한 한 주를 일요일로 끝내고, 다시 새로운 한 주를 달력의 맨 앞에서 시작하는 게 주 단위 삶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겐 더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2023.06.04 -
아무튼, 정리 - 주한나
'아무튼' 시리즈에서 신간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서문에서부터 뭔가 좀 특이했다. 저자가 ADHD를 가진 분이라고 자기를 소개해서 말이다. 사실 최근에서야 성인 ADHD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혹시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면서 난 그 부류의 사람은 아닌가 보다 생각했었다. 프롤로그 지금부터 이어지는 내용은 ADHD인답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은 20년간의 어수선한 변화의 기록이자, 정리 정돈을 강력히 거부함으로써 발생한 혼돈이 천천히 소멸해가는 과정이다. P. 11 책을 읽으면서 ADHD에 관한 내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저자는 ADHD를 가지고 있는 분이지만, 결혼해서 두 자녀를 두..
2023.06.03 -
출근 첫 주 온보딩 내용
☑︎ 새 맥북 세팅 ☑︎ 업무용 메일 세팅 ☑︎ 업무용 메신저 세팅 ☑︎ 업무용 캘린더 세팅 ☑︎ 프로젝트 비전 공유 ☑︎ 사무실 업무 동료 소개 사실 항목별로 자세히 풀어서 써 볼까 했지만, 퇴근하고 저녁 먹으니까 너무 늦어버렸네. 자세한 건 주말에 다시 풀어봐야겠다. ❝ Bon Voyage! ❞
2023.06.02 -
내 머릿속 생각 끄기 - 체이스 힐 / 스콧 샤프
2023년 지난 5개월을 돌아보면 내가 한 일은 아주 간략하게 정리가 된다. 산책한다. 그러다 책을 발견하면 책을 읽는다. 책을 읽고 재미있었던 부분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그리고 다시 산책한다. 책을 발견하고, 책을 읽는다. 내용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린다. 지난 5개월 동안 왜 그랬는지는 지난해 말 퇴사를 하면서 겪게 된 내 주변의 변화를 스스로 적응하지 못해서가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일을 쉬면서 머리도 함께 쉬어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그리고 그걸 함께 할 회사를 찾는 것까지 쉬어야지 하면서도 머릿속이 복잡했었다. 『내 머릿속 생각 끄기』란 이 책에선 이런 나의 상태를 '과잉사고'라고 설명한다. 어떤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내지 못하고, 통제할 수 없는 상..
2023.06.01 -
오늘의 일기 - 첫 출근 준비물
재취업에 성공하고 드디어 내일 첫 출근이다. 오랜만에 하는 출근은 엄청난 기대감과 약간의 우려를 함께 가지고 온다. 이직으로 새로 출근하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새로운 사무실, 새로운 동료들, 새로운 업무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 첫 출근길을 위해 몇 가지 아이템을 준비했다. 첫 출근 준비물 실내용 슬리퍼 뚜껑 잠기는 텀블러 칫솔 + 치약 업무 일지용 노트 & 필기용 펜 충전기 & 충전 케이블 애플 EarPods 3.5 mm 실내용 슬리퍼 사무실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실내용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 출근하느라 신발에 갇혀 걸었던 발을 식혀주면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지금은 발등과 발목 밴드 쪽에 가죽이 덧대어 있는 크록스를 실내용으로 신고 있다. 하지만 사무실을 나가야 할 ..
2023.05.31 -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 - 금정연 / 김보령 / 김지원 / 노지양 / 서성진 / 서해인 / 심우진 / 양선화
읽어야지 하고 사서 책상 위에 쌓아둔 책도 여러 권인데, 또 습관처럼 발걸음은 도서관을 향한다. 신작 코너에서 최근 들어온 책 중에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의 목차를 살펴본다. 그러는 사이 다른 사람이 옆에 오면, 혹시 그 사람에게 선수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책을 집어 들고 도서관 카드를 꺼내서 대출을 마무리한다. 이 『책에 대한 책에 대한 책』도 그렇게 골라온 책 중에 한 권이다. 읽어야 할 책들을 미루고 읽은 책이 책에 대한 책이라니. 이 책은 책과 관련된 저자들이 책에 대한 책을 소개하는 글을 묶었다. 서평가, 대형 서점 마케터, 신문 기자, 번역가, 출판사 편집자, 뉴스레터 발행인, 책 디자이너 등 책과 관련된 사람들이 각자 한 권씩 책에 대한 책을 소개하면서 책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
2023.05.30 -
여름 미리 맛보기
오후 2시. 햇살이 가장 뜨거운 시간. 오늘 꼭 다녀와야 할 곳이 있어서 거리를 나섰다. 그늘 속을 걸을 땐 몰랐는데, 햇살을 바로 맞아야 하는 상황에선 긴소매 옷을 입었는데도 햇살이 옷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처럼 따가움이 느껴졌다. 아직 5월인데. 나무들도 아직은 봄빛에 가까운 색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뜨겁다니. 마스크를 부담스럽게 하는 뜨거운 기온도, 옷을 뚫고 들어오는 따가운 햇볕도, 얼굴을 따라 흐르는 땀방울도 심리적 여름이다. 5월의 끝에 이른 맛보기 여름은 그래도 나무 그늘 아래선 제힘을 못 쓰는 듯하다. 여름이다. 벌써 여름이다.
2023.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