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4. 20:50ㆍBOOK
COVID 19(Coronavirus Disease 2019) 코로나가 지구촌을 변화시킨 지 만 3년이 지났다.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마스크가 기본 의복처럼 필수품이 되었다. 식사할 때를 제외하곤 마스크 벗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 많은 약속이 코로나 끝난 이후로 강제로 연기되었으며, 학교도 직장도 코로나로 인해 그 역할을 집에 많이 양보하게 되었다. 완전히 바뀌어 버린 생활 습관을 죽을 때까지 이어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코로나와의 4년째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어느새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탄생한 이 소설을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가 전체적으로 희석된 지금 2023년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분명 로맨스 소설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 소설의 원작이 실제 출판된 2021년보다 5년만 빨랐다면, SF로 분류되지 않았을까? 모바일 데이팅 앱으로 만난 사람과 함께 하는 자가격리 상황이라니 코로나 이전의 사람들에겐 SF의 요소로만 인식되지 않았을까? 실제 우리 이웃의 자가 격리 일지를 보는 것 같은 이 소설은 실제 자가 격리를 했던 사람이라면 당시 자신의 상황이 떠 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에 가깝게 잘 묘사가 된 소설이다.
- 지은이 : 레네 프로인트 (René Freund)
- 제목 : 정부 지침 격리 로맨스, 14일의 동거 (Das Vierzehn - Tage Date)
- 옮긴이 : 이지윤
- 출판사 : 문학사상
- 출판 연도 : 2022. 3.
- 원문 출판 연도 : 2021.
- 페이지 : 총 231면
2021년에 원문으로 출판된 이 소설에서 코로나 4년차인 2023년의 모습을 정확하게 예측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아래 부분이다. 코로나 매우 초기 상황에 두 주인공의 대화중 나온 내용이다.
"코로나가 뭘 바꿔? 아무것도 안 변해. 전혀." 다비드는 와인을 한 모금 더 마셨다. "상황이 풀리자마자 사람들은 다시 자동차를 타고 정신없이 주변을 돌아다니고 교통체증을 만들거야. 단돈 29유로에 남유럽까지 데려다주는 저가 항공들이 하늘을 더럽히겠지. 그리고 항생체 내성 때문에 이 빌어먹을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도 계속해서 항생제에 푹 절은 돼지고기를 싼 맛에 사 먹을 거야. 밭에는 계속 독약 성분의 농약을 뿌려 댈 거고, 끊이없이 무기를 만들어 전쟁에 대비할 거고, 선진국들은 자기들 때문에 생긴 난민을 거부하고 바다에서 익사하도록 내버려 두겠지. 손 씻기 규칙 같은 건도 금방 다시 사라질 거야. 두고 보라고."
P. 202 - 203
잠시 잊고 있지만, 2023년 4월 4일 0시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만 13,375명의 확진자가 있었다. 또 8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아직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