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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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잃어버린 가을을 다시 찾은 날
교과서에 나타난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는 항상 이렇게 시작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의 특징을 지니고…"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교과서에 적혀있었던 이 내용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는 걸. 다들 기억하지 않는가. 이제 겨울 코트를 벗어도 되는 건가? 눈치를 보는 사이에 이름만큼 짧은 '봄'은 지나갔고, 여름 반소매를 꺼내 입어야 했던 지난 봄. 시계를 더 뒤로 돌려 지난 여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지 않은가. 이제 아침저녁으로 바람도 시원해지고, 사무실엔 에어컨을 꺼도 될 것 같아. 라고 생각한 바로 다음 주 영하의 날씨를 만나면서 '가을'은 기억에서조차 지워졌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계절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봄과 가을은 극단적인 우리나라의 두 날씨의 완충재 정도로 짧게 존재한..
2023.11.04 -
오늘의 일기 - 11월 왜 이렇게 기냐?
큰 프로젝트 끝내고 짐을 좀 덜어냈다고 생각했는데, 크고 작은 이슈가 쉬지 않고 노크하네. 이번 11월은 좀 이상한 한 달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 같은 11월이 전지전능하신 그 어떤 존재가 나에게 보내는 그 시그널이 아닌가 싶은 정도다. 다음 주를 위해서 주말엔 체력 보충에 힘써야겠다. 겨우 3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11월 왜 이렇게 기냐?
2023.11.03 -
오늘의 일기 - 실수 바로잡기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몇몇 실수가 있었다. 복수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서 그랬는지,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수가 최종 결과물에까지 이어지는 실수였다. A. 광고주와 협의한 콘텐츠에서 일부 항목을 빠뜨리고 발행했다. B. 출력된 인쇄물에 QR코드가 다른 사이트로 링크가 걸렸다. A는 온라인 매체라 실수를 바로잡는 게 비교적 간단하다. 올렸던 콘텐츠를 수정하거나, 삭제하고 다시 콘텐츠를 발행하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일반인들은 이런 실수를 대행사의 실수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광고주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게 되고, 결론적으로 실수한 담당자와 우리 회사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된다. B는 오프라인 매체라 실수를 바로잡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잘못 출력된 QR코드와 같은 크기의 인쇄물을 다시 제작해서 ..
2023.11.02 -
오늘의 일기 - 11월, 제안의 계절
11월. 일반 기업체에서는 내년도 예산 정리를 끝내고 사업 진행을 위해 외주처를 찾는 시기다. 대행사 입장에선 제안 요청서를 보고, 사업을 구상해서 제안하느라 바쁜 시기라는 말이다. 일반 기업체뿐 아니라, 국가기관, 관공서에서도 제안 요청서를 나라장터에 올려서 사업을 함께 진행할 업체를 찾는 시기다. 비슷한 시기에 제안 요청서들이 쏟아지다 보니, 제안 일정도 얼추 비슷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불가피하게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딱 맞는 콘텐츠를 기획 / 제작 / 운영하는 우리 회사도 본격적인 제안 시즌에 돌입한다. 11월, 12월에 부지런히 제안하고, 수주해야 내년에 부족하지 않게 먹고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제안 준비로 바쁜..
2023.11.01 -
오늘의 일기 - 드디어 세금계산서 발행!
입사 후 첫 프로젝트의 최종 수정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 끝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던 프로젝트도 결국 이렇게 정리가 되는군. 수많은 요구사항을 보면서, 실질적인 문제가 뭔지를 파악하고, 수정 방향을 잡아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런 중에 예상하지 못한 오류를 발견했다. 이 오류 우리 작업물과는 무관하지만, 수정하려고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해 손을 떼야 했던 부분이다. 광고주도 이 부분 우리의 노력을 고려해서 우리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걸로 협의를 마쳤다. 세금계산서가 발행되었지만, 최종 보고를 위한 작업 파일 정리와 보고서 정리가 남았다. 그래도 10월의 마지막 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니 뭔가 딱 맞아떨어진 것 같아 기분이 더 좋다. 아!..
2023.10.31 -
오늘의 일기 -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
지난 일주일 동안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던 대참사를 겪고도 소 잃고도 외양간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정부의 무관심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뉴스도 지난주 있었던 사기 사건의 피의자 이슈보다 강력하진 못했다. 사기 사건의 피의자가 보냈던 어처구니없는 카톡 메시지가 인터넷에서 밈Meme처럼 소화되고 있는데, 사실 매우 불편하다. 해당 내용은 피해자를 가스라이팅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재미 교포 출신임을 강조하려는 듯 쉬운 영어 단어를 문장 가운데 어색하게 포함한 것이다. 이런 황당한 카톡 메시지가 사람들의 비웃음을 샀고, 재미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그의 어색하게 영어를 포함하고 있는 문장들을 따라 하기 이르렀다. 개인적으로 친구들에게 한 두번 보내는 ..
2023.10.30 -
오늘의 일기 - 길티 플레저 Guilty Pleasure
길티 플레저 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쾌락을 만끽하는 심리를 이야기한다. 내일 출근을 앞둔 일요일 늦은 저녁에 피자를 한 판 먹었다. 늦은 시각에 피자라니 엄청난 죄책감이 들었지만, 주말을 보내는 일요일 저녁에 느끼는 엄청난 쾌락이다. 아… 출근해야 한다.
2023.10.29 -
오늘의 일기 - 가을을 달려서 다녀온 결혼식
춘천에서 친척 결혼식이 있었다. 오후 2시 결혼식이라 평소 같으면 2시간정도 넉넉하게 생각하고 출발했을테다. 하지만 단풍놀이를 떠나는 차들과 같이 춘천까지 가야해서 그 두배의 시간을 고려해고 출발했다. 가을의 절정이 오늘이었을까? 고속도로 멀리 보이는 산마다 울긋불긋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3시간 정도 달리니 가을산은 더욱 예쁘게 물들고 있었다. 역시 강원도의 가을 산은 더 예쁘구나. 예상대로 단풍놀이를 떠나는 차량이 많았고, 예상대로 길은 두 배로 막혔다. 예상한 시간대로 늦지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단풍놀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량과 함께 달렸다. 아니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돌아왔다. 휴…
2023.10.28 -
오늘의 일기 - 이슈는 더 큰 이슈로 덮는다
이번 주, 뉴스를 보는 게 너무 힘들 정도로 화제가 된 뉴스들이 많았다. 연예계를 덮친 마약 사건, 말도 안 되게 황당한 사기 사건, 이제 화도 내기 힘든 정치 뉴스까지… 너무 큰 이슈들이 몰려오니까 딱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 ❝ 이슈는 더 큰 이슈로 덮는다. ❞ 이 정도 큰 이슈면 되겠지? 했다가 안 되니까 조금 더 큰 이슈 꺼내고. 그래도 안 되니까 더 큰 거 꺼내놓는 것 같은 그런 느낌.
2023.10.27 -
오늘의 일기 - 한강 야경을 보면서 퇴근합니다
대학을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왔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에 기차를 타고 올라올 때마다 푸근하게 맞이해 주는 풍경이 있었는데, 한강이었다. 고향을 출발한 열차는 논밭을 지나고 산을 지나고, 터널을 뚫고 어느새 높은 빌딩 빽빽한 서울에 들어온다. 열차가 영등포역을 지나면 사람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종점이 가까워져 내릴 준비를 하는 것이다. 딱 그때 주변에 색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빌딩으로, 차음벽으로 막혀있던 서울의 풍경이 확 넓어지는 곳, 열차는 한강을 지나고 있었다. 그렇게 매번 고향 집을 다녀올 때 만나는 한강은 제2의 고향인 서울을 더욱 반갑게 느끼게 해주는 그런 풍경이었다. 지금도 강북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고 있어서 아침저녁으로 한강을 만나고 있다. 아침엔 붐비는 지하철..
2023.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