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7)
-
오늘의 문장 - Disconnect to connect yourself
하루 종일 울리는 알림 소리에 마음이 묶였다. 이메일, 메신저, 전화가 쉼 없이 오가며 나를 광고주와 동료들에게 연결한다. 그러나 그 연결의 끝에 남은 건 내게 주어진 시간이 아닌, 타인에게 쏟아부은 에너지만이었다. 마치 스위치가 고장 난 기계처럼 멈출 수 없던 나는 퇴근길에 겨우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책장을 넘기며 문장 속에 스며드는 순간, 비로소 느꼈다. 디지털의 얇은 실타래가 걷히고, 마음속에 오래도록 묵혀둔 나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문자와 이미지로 가득했던 화면 속 세계는 가라앉고, 단어 하나하나가 내 안의 공간을 열어 주었다. 나는 읽고 있는 동시에 나를 읽었다. 그 속에서 잃어버린 나를 만날 수 있었다. 그 때 마침 눈에 들어온 한 문장. ❝ Disconnect to Conne..
2024.11.18 -
오늘의 일기 - 도서관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도서관에 간다
최근 책 관련 사업의 예산이 대폭 줄었다고 한다. 지역 서점을 위한 지원비도 지역 도서관 지원비도 전부 삭감되었다. 실제로 지역 서점이 최근 휴업 상태이거나 폐업을 선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원이 끊어진 도서관도 신규 도서 신청을 받지 않고 있고, 작은 규모의 도서관은 지원 비용이 없어 문을 닫거나, 지역 학생들을 위해 독서실로 변경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지역 도서관에도 신착 도서가 들어온 지 꽤 된 것 같다. 신착 도서 자리엔 벌써 오랫동안 사람들의 손을 탄 작년 책이 놓여있었던 것 같다. 꽤 오랫동안… 그래도 꾸준히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도서관도 필요한 예산을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오늘도 도서관에 간다. 있을 때 잘 지키자.
2024.03.31 -
한줄일기 2023년 도서관 대출 이용 현황
2023년 한 해 동안 138권의 책을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그중 2권을 연체했고, 136권의 책은 일정 내 반납을 완료했다. 읽었던 책 중에 63권은 짧게 한줄일기에 포스트로 기록을 남겼다. 재취업 이전에 시간이 아주 많았던 날에는 하루에 한권씩 읽고, 이틀에 리뷰를 하나씩 썼었다. 올해 꽤 많은 양의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건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던 탓이다. 요즘도 그렇게 하고 싶은데, 출퇴근 시간 지하철은 너무 복잡해서 책 읽기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주말에 식구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난 아침 시간과 평일에 식구들이 잠들고 난 이후 시간 정도가 전부다. 내년에는 이 시간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해 봐야겠다.
2023.12.24 -
오늘의 일기 - 평범한 하루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가족들과 레스토랑에 가서 같이 밥을 먹고 커피숍에 가서 각자 가져간 책을 읽으면서 음료와 케익을 나눠먹었다. 1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마쳤다. 그렇게 평범한 일요일 하루를 보냈다.
2023.08.13 -
오늘의 일기 -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책 읽기
출퇴근 시간은 책 읽기 좋은 시간이다. 그렇게 믿고, 그렇게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출퇴근 시간 독서에 관한 나의 그 생각에 반론을 제기한다. 지하철은 외부 온도에 반비례해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잘 관리가 되고 있다. 또, 버스나 택시와 비교해서 흔들림이 없어 책을 읽어도 눈에 부담이 적다. 그리고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서울 도심으로 출근하고, 적어도 30분 이상 지하철을 환승 없이 탈 수 있다면 책을 읽기에 꽤 괜찮은 조건은 맞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 지하철은 책 읽기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장소이기도 하다. 그 이유를 몇 가지 꼽아보려고 한다. 우선 출근 시간. 다들 수면이 부족한 지 지하철에 앉으면 상모를 돌리느라 바쁘다. 옆에서 상모 돌리는 사람을 목격하면 상모에 부딪히지 않도록 신경..
2023.06.21 -
오늘의 일기 - 카페에서 책 읽기 준비물
주말엔 카페에 책을 읽으러 간다. 출퇴근 길에 쪼개서 읽을 수 없고 긴 호흡에 읽어야 하는 책들을 읽어야 할 때 집에서 가까운 카페로 간다. 책을 읽으러 카페로 갈까?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를 시작하면 어느새 뚠뚠한 보부상 가방이 어깨에 걸쳐져 있다. 가방에는 당연히 읽어야 할 책 A가 들어있다. 그리고 혹시 읽다가 지겹거나, 카페가 너무 시끄러워 집중하기 어려울 때를 대비해서 가벼운 책 B도 함께 따라간다. 가장 기본이 되는 준비물이다. 그리고 책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표시하기 위해 포스트잇에서 만든 작은 플래그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 진짜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기 위해서 독서 노트와 볼펜도 빠뜨릴 순 없다. 이 정도면 기본 독서 아이템 준비가 끝이 난다. 2–3년 전부터 집 앞 카페에 갈 때는 항상 텀블러..
2023.06.06 -
오늘의 일기 - 여름이었다
어제 신청한 실업급여는 별 탈 없이 통장에 입금되었다. 실업급여는 직장인들이 받는 월급처럼 때가 되면 알아서 꼬박꼬박 들어오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채우기 위해 이력서도 내고, 면접도 보면서 지속해서 취업 의지를 불살라야 한다. 그리고 4주마다 돌아오는 그날('실업인정일'이라고 부른다)이 오면 그동안의 취업 의지를 담아 실업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4주간의 노력을 물거품이 되고, 통장엔 1원 한 푼 들어오지 않는다. 일련의 과정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통장에 입금된 실업급여 금액을 확인하고,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소설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의 답답한 상황을 회피하고자 정말 가리지 않고 손에 잡히는 책을 읽고 있다. 최근 SF 소설을 특히 많이 읽..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