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346)
-
오늘의 일기 - 그게 어디 갔지?
정리를 아주 잘하는 편은 아니다. 책장을 보면, 과학, 업무, 글쓰기, 디자인, 소설/에세이, 잡지 등으로 섹션을 구분하고, 책상 위에는 너무 지저분해지는 게 싫어서 모니터도 두지 않고, 맥북만 심플하게 올려두고 있다. 책상 위 연필꽂이엔 꼭 필요한 펜들만 여유 있게 꽂아두고, 그 옆엔 언제든 메모를 할 수 있도록 메모지가 준비되어 있는 정도다. 다들 그러지 않나? 그런데, 아주 가끔 어디에 둔 건지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일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오랜만에 명함 지갑을 찾으려는데, 이 녀석 너무 꼭꼭 숨어버렸다. 얼마 전에도 본 것 같은데… 찾으려니 없다. 몰스킨 다이어리 뒤편에 작은 주머니에 명함을 꽂고 다니는데, 그래도 내일은 명함 지갑에서 꺼내서 드려야 할 자리일 것 같아서 책상, 예전에 들고..
2024.01.16 -
오늘의 일기 - 일 못하는 주니어를 교육하는 방법
약 2주를 준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꽤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고, 예시로 제작한 콘텐츠도 재미있게 잘 뽑아졌다. 제안서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하며 기대했는데, 제출 하루를 남기고 확인한 제안서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수준이었다. 꽤 노력해서 60여 페이지를 만들었지만, 기존에 만들었던 다른 제안서의 내용을 많이 참고한 상태였고, 우리가 제안하기로 했던 의도를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은 제안서 마감을 생각해서, 수정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서포트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번 제안서의 테마에 맞는 제안서 형태를 이전에 주니어들이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이유가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제안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진행 상황을 미리 체크하면서..
2024.01.15 -
오늘의 일기 - 주말에 뇌의 피로를 풀어주는 방법
주중엔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고, 비슷한 표정의 사람들 가득한 버스와 지하철로 출근한다. 점심시간까지 급한 오전 업무를 마치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 식사 후 식곤증을 날려줄 커피를 한잔하면서 창의력이 필요한 업무와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하는 업무들을 정리한다. 그리고 다시 지친 표정의 사람들 가득한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집에 온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와중에도 머리에서 놓지 못하는 고민거리가 한가지씩 남아 있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주중엔 정말 뇌가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주말엔 가능하면 노트북도 열지 않고, 뇌에 쌓여있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각 없이 아주 천천히 산책한다. 주변의 자연이 계절별로 바꿔입는 옷을 보기도 하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의 향기를 맡아보..
2024.01.14 -
오늘의 일기 - 무너지는 기숙사를 탈출하며...
방금 내려놓은 가방을 찾을 수가 없다. 분명히 기숙사 방으로 들어와 내려놓은 것 같은데. 가방엔 끝내지 못한 과제가 담긴 맥북과 아이폰이 들어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급하게 가방을 찾고 있는 이유는 지금 기숙사 건물이 큰 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있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서 가방을 찾아서 이 건물을 빠져나가야 하는데, 가방을 찾을 수가 없다. 기숙사 방에 들어오기 전에 들렀던 화장실도 가봤지만 내 가방은 없었고, 무너지는 건물의 잔해에 머리를 부딪혀 흘리는 피를 닦고 있는 기숙사 친구들이 보였다. 어서 건물을 빠져나가자는 친구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방을 찾으러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그사이 붕괴하는 기숙사 건물에서 탈출한 한 녀석을 풍등을 하늘에..
2024.01.13 -
오늘의 일기 - 폭풍 같은 한 주를 보내고
수원으로 출장 다녀오고, 간략 버전의 제안서 제출하고, 또 다른 제안서의 아이디어 회의 몇 번 하고, 영상 콘텐츠 초안 제작물을 정리해서 전달하고 나니 한 주가 다 지나갔다. 아! 일주일 미뤄진 회사 신년회도 있었네. 주말이 있어서 머릿속에서 업무를 잠시 빼두고 리셋할 수 있는 건 다행인데, 그렇게 하려면 이번 주 업무를 최대한 금요일까지 끝내야 해서 금요일까지 업무 긴장감이 높은 게 일상화되었다. 제안 발표로 멀리 세종시에 다녀온 후배의 메시지는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야 확인하고, '수고했다'는 늦은 메시지를 보냈다. 정말 폭풍 같은 한 주를 보냈고, 드디어 주말을 앞두고 있다.
2024.01.12 -
오늘의 일기 - 생각을 정리하는 나만의 방법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디지털로 문서를 만들고 있다. 수치 데이터를 Excel에 정리하거나, 보고용 장표를 Keynote로 제작하거나, 콘텐츠 기획 초안을 Simplenote에 작성해 본다. 가끔 Photoshop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제작하기도 하고, 또 가끔은 iPhone으로 샘플 영상을 촬영해 보기도 한다. 종일 디지털 디바이스로 디지털 파일로 된 문서를 만들다 보면 컴퓨터가 한 번씩 그렇듯 버퍼가 걸린 듯 머리에 열이 나고 냉각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그러면 노트를 꺼내고 샤프펜슬과 파란색 볼펜을 올려놓는다. 지금 내가 하는 고민을 적어보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적어본다. 그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적다 보면, 버퍼가 자연스럽게 풀어지고, ..
2024.01.11 -
오늘의 일기 - 오래된 외장 하드(HDD)에서 파일 찾기
작업물에 미련을 두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 회사를 옮길 때, 컴퓨터를 바꿀 때 기본적인 파일만 백업하고, 개인적으로는 파일을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 제안 문서나 캠페인 프로젝트 문서도 꼭 필요한 내용이 아니라면 굳이 저장해두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한 프로젝트의 제안을 준비하다 예전에 아주 고생하면서 만들었던 기획 문서 하나가 생각났다. 당시 자주 이용하던 외장 하드(HDD)에 들어있지 않을까 해서,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어렵게(?) 외장 하드를 찾았다. 문제는 당시 이용하던 외장 하드가 쓰는 커텍터랑 요즘 쓰는 외장 하드의 커넥터가 완전히 다른 인터페이스다. 비슷한 케이블을 찾았지만, 선이 길어서 충분히 전력을 받지 못하는지,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방치한 탓에 외장 하드가 망가진 것인지 확인이 ..
2024.01.10 -
오늘의 일기 - 15cm 눈폭탄 예보가 있던 날
하루 전부터 무시무시한 일기 예보가 있었다. 하루 종일 최대 15cm 폭설이 올 거라고 했다.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려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하필 그런 날 광고주와의 미팅 일정이 있었다. 2주 전에 잡아둔 일정이라 이렇게 폭설이 오는 상황을 고려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정중한 차림의 복장을 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발이 빠진다고 해도 덜 더럽혀질 신발로 골라 신었다. 출근 시간에 맞춰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마른 나뭇잎에 떨어지는 귀여운 소리가 '사락사락' 들리는 싸락눈으로 시작했다. ❛이제 시작인 건가? 이렇게 눈 폭탄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인가?❜ 생각하며 지하철을 타고 사무실 근처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빠져나오며 서울 도심에 5cm 이상 쌓여있는 눈과 예보를 챙기지 못..
2024.01.09 -
오늘의 일기 - 한때 내 친구네 집이었던 카페
초등학생 시절에 살던 동네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매일 아침 학교 가던 길을 지나 내가 다녔던 학교와 하교 시간에 친구들이랑 떡볶이를 사 먹던 가게들을 둘러봤다.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길이며, 주요 건물들은 바뀌지 않고 그 자리를 그대로 지키고 있어서 반가웠다. 그사이 내가 살던 동네는 큰 변화가 있었다. 조용한 주택가였던 우리 동네는 지역 발전을 핑계로 고급스러운 '카페 거리'로 바뀌어 있었다. 초등학교 때 숙제를 핑계로 거의 매일 들렀던 친구들 집을 기억을 더듬어 찾으러 갔다. 한때 내 친구 집이었던 그곳은 이름 모를 카페가 자리 잡고 있었다. 다른 친구의 집은 부티크로 바뀌어 있었고, 또 어떤 친구네 집은 미용실이 되어 있었다. 그 옆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바뀐 내 친구네 집도 있었다. 그때..
2024.01.08 -
오늘의 대출 목록 -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아마도 난 위로가 필요했나보다, 소비자의 마음, AI빅뱅
2024년의 첫 주말. 감기 기운이 아직 남아 있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빌렸던 책을 반납하면서, 신간 중에 재미있어 보이는 몇 권을 대출해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날카로운 겨울바람 사이로 겨우겨우 발걸음을 옮겨 도서관에 도착했다. 도서관 폐관 시간을 한 시간 남기고 있었다. '왜 도서관은 주말에 6시까지 밖에 열어두지 않을까?' 속으로 불평하다가, 일하는 사서 선생님들의 워라밸을 생각하면 주말에 오픈하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고 다시 생각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출 목록에 담아온 책 몇 권은 아래와 같다.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연, 인플루엔셜, 2023. 파란색 배경에 작가로 보이는 사람이 편하게 옆으로 누워서 책을 넘겨 보고 있었다. 동시에 그 사람에 내가 겹쳐 보여서 충동적으로 대출 목록에..
2024.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