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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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났다
언제나 그렇듯 예상하지 못한 이별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함께하는 동안 매일 힘들었고, 은연중에 이별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막상 이별의 순간은 쉽지 않다. 함께했던 힘들었던 순간도 어느 정도 미화된 추억과 함께 기억 속에 남게 되는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이 ‘여름’과의 이별에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여름내 열어 두었던 창문도 닫고, 이불도 조금 두툼한 녀석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안녕~ 여름.
2023.09.24 -
오늘의 일기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점심을 먹으러 나올 땐 뜨거운 햇볕을 피해서 그늘로 다닌다. 하늘에선 여전히 따가운 햇볕을 쏘아대고 있고, 땅에선 햇볕에 달구어진 아스팔트가 뜨거운 열기를 뿜어대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퇴근 시간이 되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빌딩들 아래로 숨고 있다. 지난주엔 퇴근 시간에도 해가 꽤 높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퇴근하는 사람들 발걸음 사이로 부는 바람이… 어라 좀 선선해졌다. 잠자리에 들면서도 뜨거운 공기를 식히느라 창문을 열고 잤었는데, 어제는 새벽에 찬 바람을 막겠다고 자다 일어나서 창문을 닫았다. 그렇게 용맹을 떨치던 여름도 이제 가을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나 보다. 곧 겨울이 올 것 같다. 감기 조심 하시길…
2023.09.18 -
오늘의 일기 - What's in my bag? 양산!
처서를 지나고 몇 차례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릴 때마다 아침저녁 기온은 조금씩 떨어졌다. 하지만 낮에 햇볕은 아직 여름을 끝내기 싫은 눈치다. 나무나 건물에 가려져 그늘이 질 때면 가을이었다가도, 그늘을 벗어나는 순간 다시 여름을 마주하게 된다. 선크림을 듬뿍 바르고 나가도 여름 햇볕 아래에서는 금세 땀이 흐르고 뜨거워 얼굴이 다 타는 것 같다. 양산을 들었다. 양산이 만들어준 그늘에선 가을까지는 아니어도 한여름의 뜨거움은 피할 수 있다. 양산은 이제 외출할 때 보부상 가방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템이 되었다. 여름이었다.
2023.09.02 -
오늘의 일기 - 더위를 피하는 방법
감기로 컨디션이 나쁘다. 그런데 이 더위까지 참 힘들게 하는 주말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해가 질 때까지 집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해가 지고 나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오늘까지 반납해야 하는 도서관 대출 도서도 반납하고, 부족했건 걸음수도 채우고. 해가 지고 나서 시작하는 하루도 꽤 괜찮았다.
2023.08.05 -
오늘의 일기 - 두 번의 샤워로는 부족해
장마가 주춤하는 사이 폭염이 시작되었다. 기상 후 출근 준비를 위해 샤워로 하루를 시작한다. 밤새 흘린 땀을 씻어내기 위해서다.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 출근 준비를 마치면 이마엔 다시 땀이 송골송골. 8시밖에 안 된 아침이지만 체감 햇볕은 이미 정오다. 기온도 30도에 가까워졌다. 에어컨에 인색한 만원 버스에서는 얼굴을 타고 땀이 한두 방울 떨어진다. 다행히 두세 정거장을 지나면 에어컨 빵빵한 지하철역이다. 지하철 에어컨 인심은 버스보다 매우 후한 편이라 버스에서 흘렸던 땀을 다 식히고도 남는다. 문제는 승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엔 에어컨을 최대로 강하게 튼다는 점이다. 지하철 에어컨을 고려해 얇은 카디건을 챙겨 다녀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40여분을 달리면 사무실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지하철역이..
2023.07.20 -
여름 미리 맛보기
오후 2시. 햇살이 가장 뜨거운 시간. 오늘 꼭 다녀와야 할 곳이 있어서 거리를 나섰다. 그늘 속을 걸을 땐 몰랐는데, 햇살을 바로 맞아야 하는 상황에선 긴소매 옷을 입었는데도 햇살이 옷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것처럼 따가움이 느껴졌다. 아직 5월인데. 나무들도 아직은 봄빛에 가까운 색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뜨겁다니. 마스크를 부담스럽게 하는 뜨거운 기온도, 옷을 뚫고 들어오는 따가운 햇볕도, 얼굴을 따라 흐르는 땀방울도 심리적 여름이다. 5월의 끝에 이른 맛보기 여름은 그래도 나무 그늘 아래선 제힘을 못 쓰는 듯하다. 여름이다. 벌써 여름이다.
2023.05.29 -
오늘의 일기 - 여름이었다
어제 신청한 실업급여는 별 탈 없이 통장에 입금되었다. 실업급여는 직장인들이 받는 월급처럼 때가 되면 알아서 꼬박꼬박 들어오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채우기 위해 이력서도 내고, 면접도 보면서 지속해서 취업 의지를 불살라야 한다. 그리고 4주마다 돌아오는 그날('실업인정일'이라고 부른다)이 오면 그동안의 취업 의지를 담아 실업급여 신청서를 작성하고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4주간의 노력을 물거품이 되고, 통장엔 1원 한 푼 들어오지 않는다. 일련의 과정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통장에 입금된 실업급여 금액을 확인하고,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소설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의 답답한 상황을 회피하고자 정말 가리지 않고 손에 잡히는 책을 읽고 있다. 최근 SF 소설을 특히 많이 읽..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