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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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철없는 벚꽃
12월 같지 않은 따뜻한 날씨의 하루를 보냈다. 서울 기준으로 최고기온이 17도까지 올랐다. 무겁게 입고 나온 패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자주 목격되었고, 반소매를 입은 사람도 가끔 발견되었다. 저기 아랫동네 부산에는 계절을 착각한 벚꽃이 폈다는 소식도 들렸다. 봄의 대명사인 벚꽃이 한 겨울에 개화하다니... 날씨가 이렇게 수상한 걸 보면, 우리나라에 큰 시련이 닥쳐올 모양이다.
2023.12.08 -
오늘의 일기 - 잃어버린 가을을 다시 찾은 날
교과서에 나타난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는 항상 이렇게 시작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의 특징을 지니고…"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교과서에 적혀있었던 이 내용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는 걸. 다들 기억하지 않는가. 이제 겨울 코트를 벗어도 되는 건가? 눈치를 보는 사이에 이름만큼 짧은 '봄'은 지나갔고, 여름 반소매를 꺼내 입어야 했던 지난 봄. 시계를 더 뒤로 돌려 지난 여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지 않은가. 이제 아침저녁으로 바람도 시원해지고, 사무실엔 에어컨을 꺼도 될 것 같아. 라고 생각한 바로 다음 주 영하의 날씨를 만나면서 '가을'은 기억에서조차 지워졌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계절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봄과 가을은 극단적인 우리나라의 두 날씨의 완충재 정도로 짧게 존재한..
2023.11.04 -
오늘 갑자기 공기가 선선해졌다! 처서 매직?
오늘 절기상 '처서 處暑'다. 더위가 가신다는 이름대로 오늘 종일 내린 비 덕분인지 갑자기 주변 공기의 기온이 확 낮아진 걸 느꼈다. 이상하게도 처서가 지나면 선선해진다고 '처서 매직'이라고 부른단다. 처서 덕분인지 확 달라진 공기를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무더위가 계속된단다. 여름이 이렇게 그냥 가기 아쉬웠나 보다. 이번 여름엔 비도 많이 오고, 무지 더워서인지 가을이 더 기다려진다.
2023.08.23 -
오늘의 일기 - 두 번의 샤워로는 부족해
장마가 주춤하는 사이 폭염이 시작되었다. 기상 후 출근 준비를 위해 샤워로 하루를 시작한다. 밤새 흘린 땀을 씻어내기 위해서다.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 출근 준비를 마치면 이마엔 다시 땀이 송골송골. 8시밖에 안 된 아침이지만 체감 햇볕은 이미 정오다. 기온도 30도에 가까워졌다. 에어컨에 인색한 만원 버스에서는 얼굴을 타고 땀이 한두 방울 떨어진다. 다행히 두세 정거장을 지나면 에어컨 빵빵한 지하철역이다. 지하철 에어컨 인심은 버스보다 매우 후한 편이라 버스에서 흘렸던 땀을 다 식히고도 남는다. 문제는 승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엔 에어컨을 최대로 강하게 튼다는 점이다. 지하철 에어컨을 고려해 얇은 카디건을 챙겨 다녀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그렇게 40여분을 달리면 사무실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지하철역이..
2023.07.20 -
장마철 폭우를 피하는 방법 - Rainbow.ai
출근길에 아주 큰비를 만났다. 출근길 지하철 입구에서 큰 비를 만난 사람들 지하철 입구에서 어쩌지도 못하고 당황하고 있었다. 난 당황하지 않고, 지하철 입구에 가까운 커피숍으로 들어가서 라떼 한 잔을 주문했다. 아침 출근길이라 커피가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5 - 8분. 그 정도면 충분하다. 정확하게 7분 후에 라떼를 테이크아웃 컵에 받아서 들고 카페를 나섰다. 바닥을 뚫어버릴 기세로 내리던 비는 그사이 잠잠해졌다. 큰비를 뚫고 출근길을 재촉했다면, 사무실 도착하기도 전에 바지며 운동화를 다 적셨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어떻게? 모바일 앱을 이용해서 지금 큰 비를 내리는 이 구름이 지나가는 데 얼마나 걸릴 지를 예측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AI를 이용해서 구름의 움직임을 정..
2023.07.11 -
오늘의 날씨는...
마치 샤워장 안을 옷을 입고 걷는 것 같은 날씨였다. 옷을 벗고 시원하게 샤워라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난 사무실에 있었고, 대부분의 사무실이 그렇듯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에도 샤워장은 없다. 내일도 종일 큰비가 예보되어 있는데, 제발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엔 잠깐씩이라도 비가 그쳐주면 좋겠다.
2023.06.29 -
오늘의 일기 - 산책하기 딱 좋은 저녁 날씨
뜨겁게 아스팔트를 달구었던 태양도 퇴근 시간이 다가오니 퇴근 준비를 시작하나 보다. 태양 뒤에 숨어있던 손톱달도 빼꼼 얼굴을 내밀고, 명도가 낮아지기 시작한 도심은 조명 불빛이 켜지자 다시 환해졌다. 요맘때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 산책하기 좋은 날씨. 다음 주 시작된다는 장마 전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기를… 당신도.
2023.06.23 -
나쁜 날씨는 없다. 옷을 잘못 입었을 뿐...
밤사이 비가 내렸고, 어제 여름이었던 계절은 다시 이른 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날씨였다. 어제 날씨 고려해서 입고 나왔는데, 다시 돌아갈까 하는 후회가 살짝 들 정도로 쌀쌀해졌다. 평소보다 더 빠른 발걸음으로 체온을 올리면서, 박진배 작가의 '공간미식가'란 책에서 읽었던 영국 날씨이야기가 떠올렸다. 알려진 것처럼 영국의 날씨는 우중충하고 비도 자주 온다. 산책길은 항상 축축하게 젖어있다. 하지만 영국인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나쁜 날씨는 없다. 옷을 잘못 입었을 뿐이다”라는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 (William Wordsworth)의 말처럼 그저 옷을 챙겨 입고 장화를 신으면 된다. 공간미식가 - P. 22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날씨도 금방 지나고, 조만간 여름 반 소매 옷을 꺼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202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