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9. 23:10ㆍDIARY
긴 프로젝트의 파도에 몸을 실어 온 일주일. 금요일 저녁이 되면, 노트북을 여는 것조차 버거운 기분이 몰려온다. 그래서 평소라면 가벼운 자유로움에 몸을 맡기곤 했다. 느린 발걸음으로 동네를 산책하거나, 책 한 권의 페이지를 넘기며 시간의 흐름을 잊거나,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친구와 웃음꽃을 피우는 것이 주말의 고요한 의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주말은 조금 다른 이야기가 필요해 보인다.
먼저, 깜빡 잊고 넘기기엔 중요한 일이 있다. 곧 만료될 도메인의 기간 연장, 그리고 새롭게 눈여겨보던 도메인을 등록할지 결정해야 한다. 마치 내 고민을 읽기라도 한 듯, 블랙 프라이데이 도메인 등록비용 할인 이벤트 메일이 타이밍 좋게 도착했다. ’어떻게 알았지?’라는 묘한 미소와 함께 이 작은 결정들이 내 주말을 차지할 준비를 마친 듯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내 블로그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처음 블로그를 열던 그 설레던 순간이 벌써 20년이나 흘렀다니, 새삼 시간의 빠름에 놀란다. 오래된 스킨을 최신의 반응형 디자인으로 갈아입히는 건 마치 묵은 옷장을 정리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또, Medium에 올릴 새로운 글감도 떠올랐다. 기업 뉴스룸의 메인 페이지 제작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꽤 흥미로운 포스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이번 주말은 노트북과 나란히, 커피 한 잔을 친구 삼아 보내야 할 듯하다. 마치 오랜만에 개발자 모드로 전환하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도 괜찮다. 내가 걸어온 길 위에 쌓인 피로를 토닥이며 속삭인다.
❝이번 주도, 잘 해냈어. 수고했어, 나.❞
주말은 그렇게, 나만의 리듬으로 채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