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세월의 속도를 느끼는 12월의 풍경

2024. 12. 2. 23:10DIARY

1월의 첫 장을 넘기며 빼곡한 새해 계획을 세웠을 때는, 달력은 두툼하고 시간은 넉넉해 보였다. 봄의 첫 꽃이 피어날 무렵만 해도, 2024년의 끝은 아직 멀어 보였고, 시간은 서두르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여름이 한창일 때, 타는 듯한 햇살 아래에서도 연말은 한참 멀리 있는 일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눈을 깜빡인 사이, 바람이 차가워지고 달력의 마지막 장이 드러났다. 벌써 12월이다.

 

 

오늘의 일기 - 세월의 속도를 느끼는 12월의 풍경
사진: Unsplash 의 Tomás Mendes

 

 

이제 2024년은 단 30일이라는 짧은 옷자락만을 남겼다. 사람들은 저마다 떠오르는 생각에 잠길 것이다. ‘어떻게 이 한 해를 정리해야 할까?’ 그러나 12월은 원래부터 그런 달이다. 미뤄둔 결심들이 머리를 쳐들고, 하지 못했던 일들이 조용히 발끝을 간질인다. 어느새 바쁜 마음에 쫓겨, 시간은 다시 빠르게 흘러간다.

 

그렇기에, 올해 남겨둔 감사를 전하고, 하지 못했던 말들을 꺼내고, 마음 한 구석에 쌓아둔 후회를 정리해야 할 때다. 하루씩, 하나씩, 차근히 챙겨야 한다. 한 해의 끝자락은 마치 오래된 책갈피 같아서, 거기엔 우리가 잊고 지냈던 작은 약속들이 숨어 있다. 그 약속들을 다시 마주하는 일이, 어쩌면 한 해를 온전히 보내는 가장 따뜻한 작별 인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