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장 -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2024. 11. 14. 22:12ㆍDIARY
오늘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수험생들은 시험 시작 전 답안지를 받자마자 필적 확인 메시지를 쓰며, 그동안 쌓아온 모든 노력을 쏟아낼 결심을 다졌을 것이다. 오늘의 문장은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였다. 이 문장은 곽의영 시인의 '하나뿐인 예쁜 딸아'라는 시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하나뿐인 예쁜 딸아
- 곽의영
나는 너의 이름조차 아끼는 아빠
너의 이름 아래엔
행운의 날개가 펄럭인다웃어서 저절로 얻어진
공주 천사라는 별명처럼
암 너는 천사로 세상에 온 내 딸빗물 촉촉이 내려
토사 속에서
연둣빛 싹이 트는 봄처럼 너는 곱다예쁜 나이, 예쁜 딸아
늘 그렇게 곱게 한 송이 꽃으로
시간을 꽁꽁 묶어 매고 살아라너는 나에게 지상 최고의 기쁨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함박꽃 같은 내 딸아.
시험장이 아닌 곳에서 넓은 세상을 꿈꾸고 있을 다른 학생들이 떠올랐다. 최근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소식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학교에 반기를 들었고, 이 일은 곧 전국 여대와 여고, 여중으로 확산되며 연대의 물결을 일으켰다. 누군가의 집에서 '하나뿐인 예쁜 딸'들이 여자대학을 지켜내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이런 상황은 수능 시험지가 인쇄될 때까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의 이 문장이 수험생 말고도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예쁜 딸'들에게 용기를 주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