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3. 23:41ㆍDIARY
방금 내려놓은 가방을 찾을 수가 없다. 분명히 기숙사 방으로 들어와 내려놓은 것 같은데. 가방엔 끝내지 못한 과제가 담긴 맥북과 아이폰이 들어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급하게 가방을 찾고 있는 이유는 지금 기숙사 건물이 큰 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있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서 가방을 찾아서 이 건물을 빠져나가야 하는데, 가방을 찾을 수가 없다. 기숙사 방에 들어오기 전에 들렀던 화장실도 가봤지만 내 가방은 없었고, 무너지는 건물의 잔해에 머리를 부딪혀 흘리는 피를 닦고 있는 기숙사 친구들이 보였다. 어서 건물을 빠져나가자는 친구의 만류를 뿌리치고, 가방을 찾으러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그사이 붕괴하는 기숙사 건물에서 탈출한 한 녀석을 풍등을 하늘에 띄워서, 먹통이 된 통신망을 대체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다행히 풍등을 이동통신 중계기로 이용한 아이디어가 통했는지, 기숙사 건물의 붕괴를 외부에 알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내 가방을 찾을 수가 없다. 그사이 내 방문을 두드린 친구도 몇 있었지만, 맥북과 아이폰을 찾지 못한 채 건물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그렇게 아비규환의 순간에 잠시 책상 의자에 앉아서 전날 밤 나의 행적을 되짚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책상의 의자를 빼는 순간, 그렇게 찾아도 없었던 가방이 놓여 있었다.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일단 가방을 찾았으니 이제 기숙사를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 창문을 나가서 계단으로 이어지는 이상한 길을 따라 내려갔다. 기숙사에서 나온 친구들이 풍등에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절체절명의 순간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있었다. 아이폰을 열었지만, 풍등의 전파 신호가 약해서 신호가 강한 곳을 찾아서 아이폰을 들고 이리저리 헤매다녔다. 그러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고, 잠에서 깨어났다.
평소보다 1시간 30분이나 더 오래 자고 일어났는데, 밤샘 한 것처럼 피곤한 몸으로 주말 아침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