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대출 목록 - 다이다이 서점에서, 새벽 2시의 코인 세탁소, 날씨 통제사
2023. 9. 17. 21:43ㆍDIARY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에 주말 나들이를 포기하고 있었다. 그냥 가까운 도서관에나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고 도서관에 갔다가 또 몇 권 대출 받아서 들고 왔다. 지난주 대출한 책을 아직 다 읽지도 않았는데 왜 또 다른 책을 대출해서 책상 한구석에 쌓아 두느냐고? 읽고 있는 책 다 읽기 전에 빌려두어야. 조금 느슨해진 독서 텐션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읽고 나서 뭐 읽어야 하지? 고민하지 않고, 다음 읽을 책이 준비되어 있다는 게 안정감을 높여주니까. 그래서 오늘도 도서관에서 4권의 책을 대출해 왔다. 물론 이렇게 모셔 온 책을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읽을 책이 쌓여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니까.
- 다이다이 서점에서, 다지리 히사코 지음, 한정윤 옮김, 니라이카나이, 2020.
구마모토에 있는 한 작은 서점에 관한 책이라고 들었다. 책 표지에 우리나라에서도 본 것 같은 작은 서점이 라인 드로잉으로 그려져 있다. 가지런히 책이 꽂혀있는 책장, 햇살이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 그리고 한쪽에 사람들이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그려져 있었다. 구마모토에 이 서점을 가 보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일본의 작가들이 사랑하는 서점을 책으로 만나보려고 대출 목록에 가장 먼저 추가했다. ‘서점’이란 소재는 정말 피해 가기 어려운 것 같아 나에겐…
- 새벽 2시의 코인 세탁소, 박현주, 엘릭시르, 2023.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건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내가 잘 아는 친구가 코인 세탁소로 제2의 월급을 벌고 있는 사실을 들어서겠지? 유학 시절 세탁기를 집에 두지 못한 관계로 주말마다 들러야 하는 곳이 ‘코인 세탁소’였다. 높은 습도, 시끄러운 세탁기 소리, 섬유 유연제 냄새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특유의 공간감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흉내 내기 어려운 그런 특별함이 있다. 새벽 2시의 코인 세탁소에서는 어떤 사람들의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지 궁금해진다.
- 날씨 통제사, 최정화, 창비, 2022.
우주선 관제센터 같은 배경의 이미지에 ‘날씨 통제사’라고 짧게 적혀있는 타이틀이 대출로 이끌었다. 최근에 SF 쪽 소설을 좀 뜸하게 읽었나 싶을 때 타이밍 좋게 나타난 이 책을 대출 목록에 넣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학으로 자연의 엄청난 힘을 겨우 이해만 하는 인류가 날씨까지 완벽하게 통제하는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최근 먼 나라에서 홍수로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뉴스를 매일 보고 있었던 터라 날씨를 통제한다는 이 책 제목에 더 눈이 갔던 것 같다.
대출 목록을 대출하면서 2주 후 반납 날짜를 보니, 추석 연휴에 끼어 있었다. 추석이 2주도 남지 않았네. 부지런히 읽고, 연휴 전에 깔끔하게 반납을 마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