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 기행 2 - 유시민

2023. 3. 21. 18:47BOOK

도서관에서 손이 닿는 대로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빌려오고 있지만, 최근 답답한 상황 탓인지 SF 소설, 여행 에세이에 손이 자주 간다. 유시민 작가님의 '유럽 도시 기행'도 그래서 내 대출목록으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작가님이 책에서 소개하는 4개 도시(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 중 2개 도시는 걸어서 여기저기를 구경했던 탓에 이 책에 더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당 도시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 문화적 맥락을 설명하시는 작가님은 내가 다녀온 도시와는 이름이 같은 다른 곳을 다녀오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읽는 내내 하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다음에 다른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면 그 나라, 그 도시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를 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유럽 도시 기행 2 - 유시민

 

  • 지은이 : 유시민
  • 제목 : 유럽 도시 기행 2
  • 출판사 : 생각의길
  • 출판 연도 : 2022. 07.
  • 페이지 : 총 313면
P. 123

영웅 광장·리스트 기념관·테러하우스에서 민족적 정체성과 역사에 대한 헝가리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은 열등감과 자부심, 피해 의식과 책임 의식 사이에서 오래 방황했다. 한국 사람이라면 그게 무언지 느낌으로 안다. 우리 민족은 자신을 지키는데 능하다. 우리는 언어·문화·역사가 있다. 우리 민족은 대륙의 중국에 흡수당하지 않았고 해양 세력 일본의 침탈을 이겨냈다. 머저르 민족도 슬라브 세력권의 한가운데에서 5백 년 넘는 인고의 세월을 견딘 끝에 독립 공화국을 세웠다. 두 민족 모두 ‘보수’에 능하다. 그런 민족이 이민족의 지배를 받은 것은 혁신에 소극적이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