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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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후 놓치고 있는 것들
구직 활동 기간 중 남아도는 시간에 가장 많이 할애했던 습관들이 있었다. 산책과 책 읽기, 취업 후 달라진 환경에 맞춰 조정하고 보니 산책도, 책 읽기도 우선순위가 가장 뒤로 밀린 기분이다. 아침 출근 시간에 조금 일찍 나와서 출근길 산책을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사무실이 있는 가로수길 주변엔 차들도 많고, 이른 아침에도 산책하기 적당한 장소는 아닌 것 같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짧게 주변을 돌아보고 있지만 역시 사람들이 너무 많고 시선을 빼앗는 요소가 많은 탓에 산책이 쉽지 않다. 책 읽기 역시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지하철을 타고 자연스럽게 책을 꺼내지만, 출근 시간대 지하철엔 저마다의 출근 전쟁을 치르는 직장인들로 가득 차 차량 내 용존 산소가 항상 부족한 느낌이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진 않지만 출근..
2023.07.15 -
오늘의 일기 - 산책하기 딱 좋은 저녁 날씨
뜨겁게 아스팔트를 달구었던 태양도 퇴근 시간이 다가오니 퇴근 준비를 시작하나 보다. 태양 뒤에 숨어있던 손톱달도 빼꼼 얼굴을 내밀고, 명도가 낮아지기 시작한 도심은 조명 불빛이 켜지자 다시 환해졌다. 요맘때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 산책하기 좋은 날씨. 다음 주 시작된다는 장마 전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기를… 당신도.
2023.06.23 -
오늘의 일기 - 디지털 폐지줍기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3km 걷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 산책 코스를 처음엔 공기 좋은 강변 쪽으로 잡았다가 조금씩 루트를 변경했다. 최근엔 방문해서 20원씩 받을 수 있는 토스 만보기 방문 미션 장소 다섯 곳을 순서를 변경해가면서 산책 경로를 잡고 있다. 산책하면서 일명 '디지털 폐지줍기'를 하고 있다. '디지털 폐지줍기'가 가능한 다양한 앱이 있지만, 그중에 토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1포인트가 1원으로 실제 현금과 동일한 가치 비중을 가지고 있고, 언제든 토스 뱅크로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디지털 폐지줍기 ] 모바일 앱에서 걷기, 퀴즈, 이벤트 참여를 통해 포인트, 적립금, 쿠폰 등의 혜택을 얻는 행위. 다른 용어로 짠테크(짠돌이+재테크), 앱테크(앱+재테크)라고도 부름. 오늘..
2023.05.23 -
오늘의 일기 - 도서관 앞 강아지 산책로를 걷다
언제나처럼 일요일에 가장 확실한 선택 'TV 동물농장'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다섯 새끼와 함께 구조된 유기견 '복순이'이야기, '돌체', '라떼' 사이에서 태어난 애기 수달 '모카'가 장성해 곧 엄마가 된다는 소식, 어릴 때 놀라 도망친 뒤 목을 조이고 있던 목줄을 풀게 된 '깜순이'까지 웃음과 울음으로 귀여운 동물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동물을 키우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TV 동물농장’은 정말 최고의 TV 프로그램 아닐까? 가족 100% 동의를 얻지 못해서 강아지도, 고양이도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TV를 통해서 보는 걸로 부족해서 귀여운 강아지, 고양이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지만 갈증을 풀기엔 부족하다. 그럴 때는 산책하러 나간다. 강아지 산책로가 있는 곳으로. ..
2023.04.23 -
오늘의 일기 - 맑은 날 우산을 들고 산책하다
우산을 들고 산책했다. 오전에 꽤 굵은 비가 내려 장우산을 들고 나갔다. 볼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오후엔 비가 그치고 하늘이 갰다. 비가 내린 후 맑은 하늘에 따가운 봄 햇볕까지 더해지니 버스 타기를 포기하고 산책해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날씨 덕분에 살짝 흐렸던 마음도 활짝 펴지는 것 같았다. 아침 비에 젖은 우산도 맑은 하늘에 말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산을 펼치고 걸었다. 따뜻한 햇볕 아래 우산을 말려준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매번 쏟아지는 비를 다 막아주는 우산은 현관문 앞에서 말리는 게 전부였다. 한 시간 동안 맑은 봄볕 아래 우산을 들고 즐거운 산책을 마쳤을 때, 우산도 아주 기분 좋게 잘 말라 있었다.
2023.04.15 -
나쁜 날씨는 없다. 옷을 잘못 입었을 뿐...
밤사이 비가 내렸고, 어제 여름이었던 계절은 다시 이른 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날씨였다. 어제 날씨 고려해서 입고 나왔는데, 다시 돌아갈까 하는 후회가 살짝 들 정도로 쌀쌀해졌다. 평소보다 더 빠른 발걸음으로 체온을 올리면서, 박진배 작가의 '공간미식가'란 책에서 읽었던 영국 날씨이야기가 떠올렸다. 알려진 것처럼 영국의 날씨는 우중충하고 비도 자주 온다. 산책길은 항상 축축하게 젖어있다. 하지만 영국인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나쁜 날씨는 없다. 옷을 잘못 입었을 뿐이다”라는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 (William Wordsworth)의 말처럼 그저 옷을 챙겨 입고 장화를 신으면 된다. 공간미식가 - P. 22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날씨도 금방 지나고, 조만간 여름 반 소매 옷을 꺼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2023.03.12 -
요즘 나의 리츄얼 - 3km 걷기
누워 있으면 수용성 우울증은 허벅지부터 어깨를 지나 머리까지 쉽게 퍼진다고 믿는다. 조금씩 몸을 움직이면서 우울증을 발아래 묶어 두려고 노력 중이다. 힘든 발걸음이라도 옮기려고 약 3km 산책 코스를 개발했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조금씩 경로가 바뀌긴 해도 매일 지나는 거리에서 계절의 변화를 눈치챌 수 있게 되었다.
2023.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