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4)
-
오늘의 일기 - 잃어버린 가을을 다시 찾은 날
교과서에 나타난 우리나라에 대한 소개는 항상 이렇게 시작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성 기후의 특징을 지니고…"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교과서에 적혀있었던 이 내용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는 걸. 다들 기억하지 않는가. 이제 겨울 코트를 벗어도 되는 건가? 눈치를 보는 사이에 이름만큼 짧은 '봄'은 지나갔고, 여름 반소매를 꺼내 입어야 했던 지난 봄. 시계를 더 뒤로 돌려 지난 여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지 않은가. 이제 아침저녁으로 바람도 시원해지고, 사무실엔 에어컨을 꺼도 될 것 같아. 라고 생각한 바로 다음 주 영하의 날씨를 만나면서 '가을'은 기억에서조차 지워졌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계절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봄과 가을은 극단적인 우리나라의 두 날씨의 완충재 정도로 짧게 존재한..
2023.11.04 -
오늘의 일기 - 퇴근길에 만난 상현달
약 한 달 전에 추분이 지났다. 한 달 전에는 여유 있게 업무를 정리하고 퇴근하면, 아주 가끔 선물처럼 빨갛게 익고 있는 서쪽 하늘을 마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고, 해가 많이 짧아졌다. 업무를 서둘러 마치고 정시에 퇴근해도 해 지는 서쪽 하늘을 보기 힘들어졌다. 퇴근 시간에 예쁜 노을을 보기는 힘들어졌지만, 대신 예쁜 반달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이 음력 9일이니까 오늘 하늘에 걸려있는 달은 오른쪽 절반이 채워진 상현달이었다. 그리고 다음 주 정도엔 아주 동그란 보름달을 만날 수 있게 되겠지. 최근엔 다들 양력 생일을 자신의 생일로 생각하지만, 음력으로 생일을 챙겨야 하는 친구도 주변에 몇몇 있다. 소셜 미디어와 스마트폰으로 양력 생일을 놓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가는 모..
2023.10.23 -
오늘의 일기 -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났다
언제나 그렇듯 예상하지 못한 이별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함께하는 동안 매일 힘들었고, 은연중에 이별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막상 이별의 순간은 쉽지 않다. 함께했던 힘들었던 순간도 어느 정도 미화된 추억과 함께 기억 속에 남게 되는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이 ‘여름’과의 이별에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여름내 열어 두었던 창문도 닫고, 이불도 조금 두툼한 녀석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안녕~ 여름.
2023.09.24 -
오늘의 일기 -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점심을 먹으러 나올 땐 뜨거운 햇볕을 피해서 그늘로 다닌다. 하늘에선 여전히 따가운 햇볕을 쏘아대고 있고, 땅에선 햇볕에 달구어진 아스팔트가 뜨거운 열기를 뿜어대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퇴근 시간이 되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빌딩들 아래로 숨고 있다. 지난주엔 퇴근 시간에도 해가 꽤 높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퇴근하는 사람들 발걸음 사이로 부는 바람이… 어라 좀 선선해졌다. 잠자리에 들면서도 뜨거운 공기를 식히느라 창문을 열고 잤었는데, 어제는 새벽에 찬 바람을 막겠다고 자다 일어나서 창문을 닫았다. 그렇게 용맹을 떨치던 여름도 이제 가을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나 보다. 곧 겨울이 올 것 같다. 감기 조심 하시길…
2023.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