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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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올해 마지막 눈사람에게 인사를...
아침부터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 뉴스에선 12월 서울에 내린 눈으론 47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아파트 이곳저곳에 다양한 크기의 눈사람이 등장했다. 틀에 눈을 넣고 찍어내는 눈오리와 눈 곰돌이가 오와 열을 맞춰서 줄지어 서 있다. 그 뒤로는 작은 눈덩이를 굴리고 굴려서 만들어 놓은 2층, 3층, 4층짜리 눈사람도 우뚝 서 있다. 눈사람의 눈과 코는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졌지만, 공통적으로 만든 작가의 손바닥이 예쁘게 찍혀있었다. 평년 기온보다 푸근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탓에 저기 서 있는 저 눈사람 중 대부분은 내일 다시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사진을 찍으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올해 마지막으로 만나는 눈사람들에게…
2023.12.30 -
오늘의 일기 - 펄펄 눈이 옵니다
낮부터 조금씩 내리던 싸락눈은 늦은 퇴근 시간엔 제법 굵은 결정으로 바뀌어서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바닥에 쌓이며 무서운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 아! 내일 아침에 어떻게 출근하지? 이번 주, 역시 '고난 주간'이 맞았나보다.
2023.12.19 -
오늘의 일기 - 칩거의 일요일
어제 내린 눈으로 길은 얇은 눈으로 덮였다. 영하 13도 아래로 기온이 떨어졌고, 바람도 꽤나 강하게 불었다. 그래서 하루종일 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집에 머물렀다. 밀린 드라마를 빈지워칭했다. 찬장에 넣어뒀던 간식을 꺼내먹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거실에 앉아서 편안한 일요일을 보냈다.
2023.12.17 -
오늘의 일기 - 요란하게 눈 내린 날
먼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 했는데,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소복소복 조용히 내린 눈이 아니라 강한 바람과 함께 아주 요란하게 눈이 내렸다. 마치 겨울왕국의 엘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내린 눈이라고 생각하고 축하를 마치고 결혼식장을 나왔다. 눈은 그치고 바람이 아주 강하게 불었다. 그렇게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 앞에 도착할 때쯤, 오전에 만났던 것과 같은 수준으로 강하고 요란한 눈이 내렸다. 이렇게 다시 겨울 속으로 들어가나 보다.
2023.12.16 -
오늘의 일기 - 철없는 벚꽃
12월 같지 않은 따뜻한 날씨의 하루를 보냈다. 서울 기준으로 최고기온이 17도까지 올랐다. 무겁게 입고 나온 패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자주 목격되었고, 반소매를 입은 사람도 가끔 발견되었다. 저기 아랫동네 부산에는 계절을 착각한 벚꽃이 폈다는 소식도 들렸다. 봄의 대명사인 벚꽃이 한 겨울에 개화하다니... 날씨가 이렇게 수상한 걸 보면, 우리나라에 큰 시련이 닥쳐올 모양이다.
2023.12.08 -
오늘의 일기 - 겨울이 오는 소리
논현역에서 지하철을 내려서 언덕길을 내려가면, 한강에 가까운 신사역 사거리를 지나게 된다. 여름엔 한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이 이렇게 세게 부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냥 시원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아침 출근길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그 바람이 왜 그렇게 차갑고 강하게 부는지. 신사역을 지날 때마다 참 매정한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인지, 신사역 주변 나무들은 잎이 많이 떨어졌고, 여름내 가려져 있던 하늘이 앙상한 가지 사이로 조금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떨어진 낙엽들은 부지런한 환경미화원들 덕분에 많지 않지만, 지나간 뒤에 남겨진 낙엽들은 특유의 소리가 있다. 바스락까지는 아니고, 약간 부스럭정도. 부스럭 부스럭 소리를 내는 낙엽들을 밟다 보면 겨울..
2023.11.21 -
오늘의 일기 - 느린 월요일
월요일 아침엔 모든 것이 느리다. 업무를 시작하기까지 두뇌에 시동 걸리는 것도 느리다. 점심시간까지 오전 시간도 느리고, 오후 근무를 마치고 퇴근 시간까지의 시간도 마찬가지다. 월요일엔 모든 것이 느리다. 추운 날씨 탓에 오늘은 조금 더 느리다.
2023.11.20 -
오늘의 일기 - 갑자기 찾아온 겨울
일주일 사이에 여러 계절을 넘어온 것 같다. 아침저녁으론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바람까지 세게 불면서 체감상으론 더 춥게 느껴진다. 갑자기 찾아온 추위 탓인지, 체력도 떨어지고 자주 피로를 느낀다. 겨울 날씨에 적응하느라 신체적으로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티스토리 SSL 인증서 갱신 오류 때문에 심리적 컨디션도 매우 나쁘다. 티스토리 빨리 일해라!!
2023.11.08 -
오늘의 일기 - 9월에 첫눈 내린 캐나다 캘거리를 그리다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2년간 다녀왔다. 캐나다의 학사 일정에 맞춰 9월에 입국했고, 입국한 바로 다음 주에 첫눈이 내렸다. 그렇다. 내가 있었던 곳은 캐나다에서도 비교적 추웠던 캘거리였다. 88년 우리나라 서울에서 하계 올림픽을 하던 그해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의 대표적인 눈 많이 내리는 동네가 내가 머물렀던 곳이다. '9월에 첫눈이라니… 대박 신기하다.'라고 안심하면 안 되는 곳이었는데, 당시 캘거리에 막 도착한 난 몰랐다. 캘거리도 사계절이 구별된다고 말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사계절과는 조금 다른 사계절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12월부터 2월 사이가 가장 추운 '겨울'이다. 겨울엔 영하 30도 아래로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엄청난 곳이다. 그리고 3월부터 5월까지는 가끔 눈이 내리지만 날씨가 조금씩..
2023.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