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 송길영

2023. 5. 8. 14:31BOOK

걱정과 진심이 담긴 조언을 자주 듣는다. '취업 준비는 잘하고 있냐?', '앞으로 뭘 하려고 생각하느냐' 등등. 책을 읽거나, 산책하거나, 컴퓨터를 열어 블로그에 뭔가를 올리고 있는 게 그런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보는 모습이니 그럴 거다. 이런 조언들은 주변 사람들뿐 아니라 가족들에게서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도 이런 조언을 듣는 게 싫어서,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일들을 정리하고, 지금까지 해 온 것 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하게 될 일을 찾기 위한 시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그렇다(고 믿고 싶다). 콘텐츠 마케터로 광고주가 필요한 콘텐츠를 만들고, 광고주에 필요한 플랫폼을 구상하고 제작하는 일을 해왔다. 이제는 광고주 일이 아닌 내 일을 해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 일을 누구랑 어디서 하는지를 고민하는 중이다. 그래서 일단은 내 생각이 조금 더 정리될 때까지 콘텐츠를 테스트해 보고 싶어진거다. 그게 한줄일기 블로그를 매일 업데이트하면서 확인하고 있다.

 

송길영 작가님은 여러 강연에서 항상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작가님은 데이터 분석가로 지속적인 변화의 시간을 어떻게 버터야 하는지,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애정을 담아내셨다. 콘텐츠 마케터로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중에 읽어서 그런지 작가님이 이야기하는 내용이 내 상황을 고려하고 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방향이 먼저입니다.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Don’t Just Do It.

P. 85

 

내가 하는 일에 돈(급여)을 줄 직장을 찾느라 애를 썼는데, 내가 잘하는 이 일을 누구와 어디서 함께 하는 게 좋을지 고민 중이다. 조만간 좋은 기회가 나에게 올 것 같다. 그럴 거다.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가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런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를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 인공지능으로 내 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따라오지 못할 수준으로 꾸준히 오래 하기로 했다.

 

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 송길영

 

  • 지은이 : 송길영
  • 제목 : 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 출판사 : 북스톤
  • 출판 연도 : 2021. 10.
  • 페이지 : 총 282면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 포인트가 너무 많았다. 붙여 둔 포스트잇으로 책이 덕지덕지 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은 몇 부분을 옮겨둔다.

 

프롤로그 : 우리는 미래를 보았었다

물론 우리는 각자 개성을 지닌 존재이고 저마다 환경도 다르므로 모든 변화를 똑같이 실감하지는 않습니다. 소설가 윌리엄 깁슨 William Gibson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죠.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모두 균등하게 온 것은 아니다. The future is already here - It’s just not very evenly distributed.❞

그의 통찰처럼, 미래가 삶에 깃드는 시점에도 시차가 있는 듯 합니다. 미래가 우리에게 와 있지만 이미 변화를 온몸으로 겪고있는 분도 있고,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재택근무 시대가 성틈 다가왔다고 하지만 업의 특성이나 조직의 분위기에 따라 아침마다 출근길에 오르는 분들이 당분간은 더 많을 것입니다. 회식이 사라진다 해도 동료들과 저녁을 함께하는 직장인들이 여전히 있을 겁니다.

아직 내게 일어나지 않았다 해도 다른 이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라면, 언젠가 나에게도 일어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 내게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해도 변화를 미리 보는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P. 15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이제는 내가 했던 일들을 모두 기록해야 합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소셜네트워크를 보며 사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체크하는 바람에 문제가 되었는데, 지금은 지원자들이 아예 SNS 계정을 이력서에 적습니다. 면접관더러 보라는 거죠. 내가 성실하다고 아무리 주장해봐야 면접관이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을 열어 3년간 뛴 나이키런 인증샷을 보여주면 믿습니다. 나이키런이 성실함의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신뢰를 획득하는 새로운 방법이죠. 예전에는 경력 위주의 잘 설계된 포트폴리오를 보여줬다면, 이제는 내 일상을 담은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읽은 『안네 프랑크 일기』처럼 남겨진 기록을 보는 게 아니라 일상적으로 채록된 증거를 기반으로 설명하게 된다면, 그렇게 기록한 것이 어떤 의미와 지향점을 가지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기록물은 곧 내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될 테니까요.

이 생각을 확장하면 '자기표현주의 self expressionism'가 됩니다. 내 삶을 어떻게 표출해서 나를 증거할 지 결정하는 것이죠. 여러분이 하는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P. 226 - 227

 

 

진짜가 되는 법

진정성 authenticity의 어원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것입니다. 결국 진정성 있는 행동이란 내가 의도하고, 내가 행한 거예요.

이를 업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주체성과 전문성이라는 두 가지 덕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한다는 건 첫째는 의지의 문제이고요, 둘째로는 전문성의 문제입니다. 즉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춘 순간, 우리는 신뢰를 얻습니다. 우리는 그런 분들을 장인 또는 예술가라 부릅니다. 일의 주체가 나인 것입니다.
P. 248

 

 

알리는 게 아니라 발견되는 것

이와 관련해 제가 만든 키워드는 '발견되다'입니다. 내가 어떤 걸 전략적으로 의도한 게 아니라 그저 내 삶에서 건실하게 구현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대세가 되는 것이죠. 세상 사람들이 '요즘 빅데이터, 메타버스가 유행이야. 누가 하고 있었지?'라고 물을 때 진즉부터 하고 있던 이가 발견되는 거예요. 무언가 뜬 다음에 하면 편승한 사람이라 깊이가 깊지 않기 쉽습니다. 축적의 시간이 부족하기 마련이거든요. 말하자면 팔로워죠.

그렇게 발견되기 위해서라도 먼저 해야 하고, 오래 해야 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오래 살잖아요. 기존 방식의 조직과 시스템이 날 보호해줄 수 없기 때문에라도 더 긴 기간을 바라봐야 합니다. 그래서 일관성 consistency의 중요합니다. 일관되려면 지향점이 한결같아야 하므로 그걸 설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해요. 먼저 원을 그리고, 그 원에 내 활동들을 정합시키는 작업을 하라는 것입니다.
P. 253 - 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