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대출 목록 - 쓰기의 미래, 반려물건, 아무튼 실험실, 쓸모있는 사고를 위한 최소한의 철학
2025. 7. 20. 23:10ㆍDIARY
꼬르륵꼬르륵 물속에서 살았던 지난 일주일. 눅눅하고, 축축하고, 꿉꿉한 한 주를 보냈다. 다행히 주말에 비가 그쳤고, 햇볕이 나면서 젖었던 빨래가 마르듯 길도 조금씩 마르고 있다. 축축 처지는 기분 탓에 종일 누워 지내다가 도서관 문 닫을 시간을 한 시간 남겨두고 도서관에 도착했다. 지난주 대출했던 책을 다 읽어 버렸고, 내일부터 읽을 책을 좀 살펴보려고 갔던 도서관에서 뜻밖에 큰 수확이 있었다.
- 쓰기의 미래, 나오미 배런 지음, 배동근 옮김, 엄기호 해제, 북트리거, 2025.
신착도서로 들어왔을 때부터 찜해두고 꼭 대출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AI라는 유혹적인 글쓰기 도구의 등장, 그 이후’라는 매력적인 타이틀 때문인지, 이 책을 대출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매번 아쉬운 마음과 함께 발길을 돌렸었는데, 일반 열람실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제서야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 - 반려물건, 모호연 지음, 지콜론북, 2020.
굳이 나를 설명하자면, 미니멀리스트에 레이트어답터에 가깝다. 물건을 살 때 이게 정말 진짜로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만약에 가지게 된다면 어디에 두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서 산다. 그러다 보니, 얼리어답터와 일반 구매 고객들이 다 사고 나서 아주 나중에 천천히 사는 그런 사람이다. 이 책은 어쩌면 나와는 반대되는 작가의 삶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대출 목록에 추가했다. - 아무튼 실험실, 김현정, 코난북스, 2024.
오랜만에 발견한 아무튼 시리즈. 과학을 주제로 한 사서 큐레이션 공간에서 내 눈에 띄었다. 벼를 연구하는 식물학자가 쓴 아무튼 시리즈라니 어떤 내용으로 실험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 쓸모 있는 사고를 위한 최소한의 철학, 이충녕, 쌤앤파커스, 2025.
철학은 과연 어려운 주제인가? 쉽게 썼다는 철학책만 꽤 여러 권을 읽었지만, 읽을 때마다 머리가 지끈지끈한 건 변함이 없었다. 이 책은 쓸모 있는 사고를 할 수 있게 쉽게 정리했다고 하는데, 과연 두통 없이 책 읽기를 완료할 수 있을까?
도서관 문 닫는 시간을 알리는 음악과 안내가 나오고, 사람들은 서둘러 양손 가득 대출 목록을 챙겨 나오기 시작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초저녁이었지만, 어제까지 그렇게 무섭게 비가 내렸던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햇살이 따가웠다. 다음 주는 매우 무덥고 뜨거운 한 주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