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셜미디어는 없다 - 조현수

2023. 4. 16. 21:46BOOK

하루 하나씩 일기와 읽은 책에 대한 짧은 의견(서평이라고 하기엔 너무 부족한)을 포스팅하고 있다. '그래, 오늘은 이 책을 주제로 풀어볼까?', '오늘 있었던 이 사건은 일기로 남겨두어도 좋겠는데.'라고 시작했던 포스트가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고 산으로 가는 경험을 자주 한다. 처음 시작할 땐 이 정도면 엄청 재미있겠다고 생각하지만, 글이 마무리 될 땐 처음 기대에 미치지 못해 다른 주제를 찾게 되는 경우가 그렇다.

 

아마 저자도 그렇지 않았을까? Thesis Statement를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삶, 우리의 민주주의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보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로 시작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책의 큰 3장을 각각 소셜 미디어의 문제점 / 소셜미디어로 흔들리는 민주주의 / 가짜 뉴스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등으로 나눠 놓았다. 물론 실제 장의 제목은 이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내가 읽기에 그렇게 지으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두 번째 장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설명을 좀 줄이고, 실제 소셜미디어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도록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관해 내용을 보완하면 어떨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다양한 부정적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추천할 만한 부분이다. 미주로 각 사례들의 출처를 명시해주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소셜미디어를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기가 원하는 방향대로만 써준다면 좋겠지만 그런 이상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세상은 넓고 미친 X은 많기 때문이겠지.

 

착한 소셜미디어는 없다 - 조현수

 

  • 지은이 : 조현수
  • 제목 : 착한 소셜미디어는 없다
  • 출판사 : 리마인드
  • 출판 연도 : 2023. 01.
  • 페이지 : 총 191면 

 

소셜미디어가 긍정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인간은 대부분 자제력이 있고 합리적이다'라는 전제가 확립되어야 합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대사처럼 인간의 심리 속에 있는 욕망을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라 억제할 수 있을 뿐입니다.

비합리적 존재인 인간이 널리 활용하는 소셜미디어는 사용자는 물론이고 개인이 속해 있는 조직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정보 탈취, 프라이버스 침해 등 여러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P. 17

 

많은 사람이 '피해자의 폭로를 통해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과 같은 소셜 미디어의 긍정적인 기능을 기대합니다. 실제 소셜미디어가 우리 사회의 정의와 윤리성을 높이는 소중한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모든 폭로가 진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폭로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P. 36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인간의 취약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자의 선택과 행동을 끌어내기 위해 극단적으로 플랫폼과 디자인을 설계합니다.

소셜미디어로 인해 사용자의 감정이 변하는 걸 확인하며, 사용자가 소셜미디어를 거부하는 걸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씁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에는 기술자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심리전문가도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무엇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고, 아무도 모르게 우리의 실제 행동과 감정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 심리의 취약한 면을 발견하고 심리적으로 조작하기 때문에 이성과 감정이 취약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해악을 끼칩니다.

알고리즘은 우리가 필요한 것을 대신 찾아주는 고마운 존재가 아니라, 우리들의 눈길을 끌어서 기업의 수익을 올려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알고리즘에 의해 수많은 자극이 끊임없이 전달된다면, 우리의 사고는 언제든지 무너져 내릴 수 있습니다

P. 64 - 65

 

앞서 말한 것처럼 소셜미디어가 처음 등장했을 땐 새로운 토론의 장으로, 자유롭고 활발하게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공간이기에 민주주의의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셜미디어는 이 사회를 더 분열시켰습니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을 모일 수밖에 없는 알고리즘을 통해서 편향성을 키웠고,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모두 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분열과 불신을 일으키며 사용자들이 더 많이 자신들의 플랫폼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P. 129 - 130

 

국내 역사학자 가운데엔 '서동요'가 가짜뉴스의 한 형태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서동요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향가로, 신라 진평왕 때 백제 무왕이 지었다고 합니다.

… 중략 …

이 노래는 진평왕의 귀에도 들어갔고, 분노한 왕은 공주를 귀양보내기로 합니다. 울면서 떠나는 공주 앞에 때마침 서동이 나타납니다. 결국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되고, 이후 백제로 건너간 서동은 무왕으로 즉위합니다. 미천한 신분의 서동은 가짜뉴스로 신분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P. 143 - 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