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장, 몰스킨에 쓰고 그리다

2023. 4. 8. 21:38BOOK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답답할 때 나는 책장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찾는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는 읽으면서 남겨놓은 북마크와 메모지가 꽂혀있다. 오래전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다시 읽는다면 또 어떤 의견을 남겨 놓을지 생각하게 된다. '밥장, 몰스킨에 쓰고 그리다'도 그런 책 중에 한권이다.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의 연습장이나, 일기, 여행일지인 몰스킨 다이어리를 훔쳐보는 재미가 내 노트를 다시 읽는 것 보다 확실히 재미나다. 부럽지만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밥장 외에도 소믈리에, 편집장, 의학 일러스트레이터, 가구 디자이너, 웹툰 작가, 여행가, 브루마스터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노트에 자기 생각과 일상을 정리하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직접 볼 것을 추천한다.

 

예쁜 다이어리 꾸미기가 아닌 자신의 일상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기록하고 간직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밥장, 몰스킨에 쓰고 그리다

 

  • 글 : 밥장
  • 사진 : 강연옥
  • 제목 : 밥장, 몰스킨에 쓰고 그리다
  • 출판사 : 한빛미디어
  • 출판 연도 : 2016. 03.
  • 페이지 : 총 302면

 

특별해서 기록하는 게 아니라 기록하면 특별해집니다. 날씨처럼 사소한 일을 하루이틀 적고 그치면 낙서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평생 적으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인 《승정원일기》에는 날씨가 상세히 적혀 있는데 인조 1년부터 순종 4년까지 무료 288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해 놓았습니다. 덕분에 훌륭한 천체관측 자료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날씨뿐만 아니라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그저 꾸준히 끝까지 적으면 됩니다.

P. 297

 

이 이야기는 매거진 B의 밥장 작가님 인터뷰(28분 40초 부분)에서도 들을 수 있다. 하루 한 줄씩만 남겨서 일기를 써보자고 시작한 '한줄일기' 프로젝트도 매일 남기면 특별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