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15cm 눈폭탄 예보가 있던 날

2024. 1. 9. 23:39DIARY

하루 전부터 무시무시한 일기 예보가 있었다. 하루 종일 최대 15cm 폭설이 올 거라고 했다.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내려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하필 그런 날 광고주와의 미팅 일정이 있었다. 2주 전에 잡아둔 일정이라 이렇게 폭설이 오는 상황을 고려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최대한 정중한 차림의 복장을 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발이 빠진다고 해도 덜 더럽혀질 신발로 골라 신었다. 출근 시간에 맞춰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마른 나뭇잎에 떨어지는 귀여운 소리가 '사락사락' 들리는 싸락눈으로 시작했다. ❛이제 시작인 건가? 이렇게 눈 폭탄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인가?❜ 생각하며 지하철을 타고 사무실 근처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빠져나오며 서울 도심에 5cm 이상 쌓여있는 눈과 예보를 챙기지 못한 자가용들이 눈길에 미끄러지는 풍경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오늘의 일기 - 15cm 눈폭탄 예보가 있던 날
사진: Unsplash 의 redcharlie

 

 

하루 종일 눈이 내렸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만 1–2cm 정도 눈이 쌓였다. 광고주와의 미팅은 기상 상황을 고려해 연기되었다. 커뮤니티에서는 퇴근 시간 폭설을 피하기 위해 조기 퇴근하는 회사도 있다고 했지만, 우리 회사는 그렇지 않았다. 지옥 길을 예상했지만, 퇴근길 역시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오버해서 예보한 탓인지 사람들 단단히 준비한 탓도 있겠지만, 뉴스에서 떠들었던 것만큼 큰 눈은 오지 않았다. 다행인가? 내일까지 꽤 많은 눈이 올 거라고 했는데, 내일은 어떻게 준비하고 나가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