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여행하는 법 - 임윤희

2023. 3. 31. 16:46BOOK

컴퓨터, 인터넷 기술이 발전해 원하는 책은 주문한 그날 받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대부분의 책은 전자책으로 클릭 한 번으로 스마트폰, 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기도 하다. 이런 시대에 도서관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나?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책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경험할 수 있고,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자리다. 동화 원화를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이며, 인문학 강연을 통해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강연장이기도 하다. 도서관은 지금도 그 역할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

 

안타깝게도 학교에 다니는 동안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가르쳐 준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있었더라도 내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아주 약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도서관을 어떻게 ‘여행’하면 좋을지 알려준 사람을 고등학교 아니 대학교에서라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는 작은 도서관을 독서실로 바꾸겠다고 밝혔다가 시민들의 질타를 받고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주변에 있는 도서관을 더 자주 방문하고, 더 많은 책을 대출해서 도서관이 우리 곁에 더 가까이, 오래,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게 공공도서관이 있어야 하는 이유니까.

 

도서관 여행하는 법 - 임윤희

 

  • 지은이 : 임윤희
  • 제목 : 도서관 여행하는 법
  • 시리즈 : 땅콩문고
  • 출판사 : 유유
  • 출판 연도 : 2019. 05.
  • 페이지 : 총 169면

 

갓 학교에 들어간 조카는 궁금한 것이 있을 때면 도서관을 떠올렸다. 그럴 때 편히 물어볼 수 있는 곳이 있다니! 북미 도서관의 참고봉사 데스크(Reference Desk)에는 ‘물음표’가 상징처럼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는 세상의 모든 질문에 길을 찾아 주려고 대기 중인 사서 선생님들이 앉아 계신다. 질문이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만이 갖는 특권. 동네 도서관에서 조카와 나는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질문의 답을 찾는 길을 안내받았다.

P. 23 

 

미국의 대학도서관에서 역사 전문 사서로 일한 적이 있는 선생님께 들은 에피소드를 하나 더 이야기해보겠다. 그분은 대학에서 역사학과 전공 교수와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첫 수업 시간에는 전공 교수가 수업 전체의 개요를 설명해 주고, 그다음 시간에는 사서 선생님이 들어가 이 수업을 위해 읽어야 할 자료를 소개하면서 이들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곳과 검색법을 알려준단다. 학생들이 학기 말에 제출할 과제를 준비할 때쯤 되면 도서관 앞에 부스를 만든 후 과제의 형식과 방향 설정에 문제가 없는지, 제대로 된 자료를 찾고 있는지도 상담해 준다고 했다. 전공 학문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자기 견해를 발표하는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식의 조언이 가능하겠구나 싶었다. 나로선 누려보지 못한 일이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렜다.

P.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