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선 지금 몇 시입니까?

2023. 3. 30. 22:47DIARY

최근 달 표면에서 꽤 많은 양의 물이 있을 것이라는 중국 연구진의 발표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달 탐사선 '다누리'를 보내서 달 탐사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은 조만간 우주로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전진기지를 달에 건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오늘 읽은 Wired 기사는 무척 흥미로웠다. 달에서 연구하는 우주인들과 지구에서 연구를 돕는 과학자 사이에 시간을 어떻게 정의하고 맞춰갈 것인가 하는 내용이었다.

 

달에는 지금 몇 시입니까?
사진: Unsplash 의 noor Younis

 

지구에서 시간을 정하는 건 지구 자전 주기를 24로 나눠서 24시간제를 이용하고 있는데, 지구와 자전, 공전 주기가 다른 달은 별도의 시간제를 가져야 하는가? 편의를 위해 지구 시간제에 맞춘다고 한다면, 달은 하나의 시간대(달 표준시)로 묶을 것인가? 미국이란 하나의 나라에서도 복수의 시간대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더 큰 달을 하나의 시간대로 묶을 수 있을까? 만약 달을 하나의 시간대로 맞춘다면, 지구의 어느 시간대에 맞춰야 할까?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지구의 특정 시간대와 달 표준시를 맞춘다고 한다면, 달에 전진기지 건설까지 고민하면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미국 시간대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과학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치적, 철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인류의 활동 영역이 화성까지 미치게 된다면, 지구보다 작은 화성도 하나의 시간대로 지정하는 데 문제가 없을까? 인류의 활동 영역이 태양계를 벗어난다면 그때는 우주 표준시를 만들게 될까?

 

지구의 24시간도 제대로 다 못 쓰면서 달 표준시, 우주 표준시라니. 이 쓸모없는(적어도 지금 나에겐 쓸모없지만, 먼 인류에겐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생각도 한줄일기에 남기고 덮어야겠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