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오래전 친구와의 통화는 타임머신

2023. 11. 13. 23:29DIARY

저녁을 먹고 소파에 기대서 소셜 미디어의 타임라인을 흘려 보고 있는데, 페북 메신저로 전화번호 하나가 찍혀서 도착했다. 이유를 알만했다. 오랜만에 타임라인에 등장한 대학 선배의 사진에 [좋아요]를 꾸욱 눌렀기 때문이다.

 

"녀석아! 우리가 얼마 만에 통화하는 지 아냐?
마지막 통화한 전화번호를 보니까 011로 저장되어 있더라."

 

"미안해요. 선배. 사느라 바빠서 연락도 못 드렸네요."

 

"괜찮다. 별일 없지?"

 

"네, 전 별일 없죠. 선배는요?"

 

"나도다. 소식 없이 지내도 너 잘 지내는 건 알고 있어서 걱정은 안 하고 있다."

 

"흐흐흐 고마워요."

 

오늘의 일기 - 오래전 친구와의 통화는 타임머신
사진: Unsplash 의 Annie Spratt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선배랑 학교를 함께 다니던 그때로 타임 슬립이 된 것 같았다. 생각해 보면 대학 다니는 그때가 제일 재미난 시기였던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부모님 떠나서 혼자 서울 살이 하던 그때. 멀리 타지에서 고생한다고 선배들이 잘 챙겨주던 그때. 대학 선배 후배들과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이고도 수업에 늦지 않게 들어갔던 체력 좋았던 그때. 지금보다 사회인의 때가 덜 탔던 그때.

 

그때가 생각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제는 둘 다 중년의 나이로 변해있는 우리를 마주하게 된다. 그 시절을 그리워했던 것처럼 지금의 이 시간도 그리워지는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