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점심시간 가로수길을 산책하면...

2023. 10. 25. 23:41DIARY

회사 복지 중의 하나가 1시간 30분의 비교적 여유 있는 점심시간이다. 물론 광고주가 급하게 요청한 작업이 있거나, 중요한 미팅이 잡혀 있다면 그 1시간 30분을 온전히 다 쓸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점심을 먹고 간단히 가로수길 일대를 산책할 수 있는 여유가 되는 시간이다.

 

성북동, 삼성동, 서울 시청, 서대문, 사당 등에서 근무하면서 점심시간 산책을 즐겼지만, 가로수길만큼 스펙타클한 산책로는 드물다. 일단 다른 지역보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매우 많다. 그 사람들 인종도 다양하다. 코로나로 여행을 빼앗겼다가 다시 찾은 보상 심리인지 어느 때보다 여행객도 많은 것 같다. 큰 캐리어를 하나씩 끌고 다니는 사람도 보이고, 돌아가 친구들에게 선물할 것들을 바리바리 들고 가는 사람도 보인다.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도 보이고,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보인다. 점심시간에 유독 많지만, 퇴근 시간에도 여행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가로수길엔 공사도 많다. 지난주까지 있었던 가게가 문을 닫는가 싶더니, 다음 주 새로운 가게 개점을 위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주 화장품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가 열려있던 곳은 이번 주엔 음료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가 들어설 예정이란다. 가격 괜찮고 음식 맛있었던 그 집을 다시 갔을 땐 없을 확률도 매우 높은 곳이 여기 가로수길이다.

 

오늘의 일기 - 점심시간 가로수길을 산책하면...
사진: Unsplash의Possessed Photography

 

가로수길 주변엔 파생된 이름도 참 많다. 가로수길과 나란히 신사역 쪽에 있는 길을 '세로수길'이라고 부른다. 상식적으로 가로-세로라고 할 때는 수직으로 교차 되어야 할 것 같지만, 그냥 두 개 길이 나란히 평행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비교적 상권이 늦게 형성된 그러니까 가로수길을 중심으로 세로수길 반대쪽에 나란히 있는 2개 골목을 각각 '나로수길', '다로수길'이라고 부른다. 눈치챘겠지만, 가 - 나 - 다 순서대로 ‘로수길’을 접미사처럼 붙여서 부르는 이름이다. (세로수길, 나로수길, 다로수길은 개인적으론 매우 못마땅한 네이밍이다.)

 

오늘도 점심을 먹고 가로수길을 따라 걸어갔다가 세로수길을 따라 사무실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