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2023. 7. 19. 23:44DIARY

업계 사람을 만나거나 오랜만에 친구들과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좀 당황하게 된다.

 

❝요즘 YouTube에서 어떤 채널 주로 봐?❞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걸 업으로 삼고 오랫동안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면서 다양한 플랫폼, 다양한 서비스를 만났고 애용했다. 대부분의 경우 계정 생성해서 콘텐츠를 올려보면서 콘텐츠의 특성을 파악하고 활용 방향을 고민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적응하지 못한 대표적인 서비스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이다.

 

인스타그램은 일상을 올려보기도 하고, 레고 미니 피규어를 이용한 컨셉 채널도 운영해봤지만, 스스로 흥미를 찾지도 못했고, 다른 사람의 관심을 얻는 데도 실패했다. 유튜브는 더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간단한 컷 편집으로 일주일에 3–4건씩 영상을 쳐내던 시절도 있었는데, 투입되는 공수를 생각하면 돌아오는 반응이 너무 작게 느껴져서 적응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렸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콘텐츠 소비용 채널로도 흥미를 끌지 못했다. 인스타그램 초기엔 멋진 인물 사진, 자연 풍경을 즐기는 재미가 있었는데, 최근엔 못생긴 텍스트로 도배된 카드 뉴스나 선정적인 사진 콘텐츠가 너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흥미를 느낄 수 없다. 유튜브 역시 short를 도입한 이후로 짧게 소비되는 영상이 서비스에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관심이 더 떨어진 것 같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사진: Unsplash 의 Azamat E

 

그래서 어떤 채널을 주로 시청하냐고? YouTube는 업무 중 지루한 사무실 분위기를 환기할 목적으로 가사가 나오지 않는 피아노 또는 현악기의 연주곡을 노동 배경 음악 정도로만 쓰고 있어서 플레이되는 동안 듣기만 한다. 그래서 요즘 유튜브에서 시청하는 채널을 누가 물어보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사무실 배경음악으로 가사가 없는 노동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면 추천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