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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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그래 가끔은 옥상으로 올라가자
신사동에 있는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던 때가 생각난다. 낯선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낯선 풍경에 여러 가지 루트로 바꿔가면서 출퇴근했었다. 일부러 멀리 있는 횡단보도로 돌아가기도 하고, 가지 않던 골목길을 들어가 보기도 했다. 그렇게 매번 다른 루트를 찾아가며 걸었던 이유는 생각하고 있는 막힌 문제가 있을 때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매번 그렇지는 않았지만 막혔던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조금 다른 시선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러기를 8개월 신사동에 거의 모든 골목길을 다 돌아본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다른 시선이 필요할 때 사무실 옥상으로 올라가 신사동 건물 숲을 바라본다. 낮은 길을 걸을 때는 볼 수 없었던 건물들의 윗부분도 볼 수 있고, 평소 시선이 가지 않았던 고층 빌..
2024.02.01 -
출퇴근길에 지하철을 타면...
책을 읽으려고 했다.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하는 책 한 권과 상대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언제든 꺼내서 읽을 수 있게 책을 넣고 다닌다. 출근길엔 책을 읽는 대신 상모를 돌린다. 부족한 수면 탓인지, 지하철에 산소 포화도가 낮아서인지 암튼 자리에 앉은 채로 상모를 돌린다. 퇴근길엔 파도를 즐긴다. 인파 人波. 왜 다들 비슷한 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는지 퇴근길 지하철은 항상 만원. 사람들 미는 대로 이리로 저리로 흔들흔들하며 파도를 탄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려고 했다. 정말 그랬다.
2023.06.28 -
오늘의 일기 -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책 읽기
출퇴근 시간은 책 읽기 좋은 시간이다. 그렇게 믿고, 그렇게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출퇴근 시간 독서에 관한 나의 그 생각에 반론을 제기한다. 지하철은 외부 온도에 반비례해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잘 관리가 되고 있다. 또, 버스나 택시와 비교해서 흔들림이 없어 책을 읽어도 눈에 부담이 적다. 그리고 경기도에 거주하면서 서울 도심으로 출근하고, 적어도 30분 이상 지하철을 환승 없이 탈 수 있다면 책을 읽기에 꽤 괜찮은 조건은 맞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 지하철은 책 읽기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장소이기도 하다. 그 이유를 몇 가지 꼽아보려고 한다. 우선 출근 시간. 다들 수면이 부족한 지 지하철에 앉으면 상모를 돌리느라 바쁘다. 옆에서 상모 돌리는 사람을 목격하면 상모에 부딪히지 않도록 신경..
2023.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