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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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났다
언제나 그렇듯 예상하지 못한 이별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함께하는 동안 매일 힘들었고, 은연중에 이별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막상 이별의 순간은 쉽지 않다. 함께했던 힘들었던 순간도 어느 정도 미화된 추억과 함께 기억 속에 남게 되는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이 ‘여름’과의 이별에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여름내 열어 두었던 창문도 닫고, 이불도 조금 두툼한 녀석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안녕~ 여름.
2023.09.24 -
이별 혹은 상실감
죽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이별은 그 시기를 예상할 수 있다고 해서 아픔의 크기가 줄어들지 않는다.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하며 같은 시간에 추억을 묻었던 사람과의 이별은 더욱 그렇다. 사촌이었던 Y. 6살이나 많았던 그는 항상 큰 어른인 것 같았고, 내가 모르는 모든 걸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사고로 Y의 동생을 떠나보낸 지 꼭 1년 만에 Y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린 시절 그와 함께 놀면서 보냈던 시간을 이제는 혼자 추억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부고를 받은 순간부터 장례를 마치는 순간까지 그가 생각날 때마다, 동생으로 부족했던 나를 반성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와 함께 한 장난을 이야기하며 웃으면서 흘렸고, 병마와의 힘들었던 그의 사투를 들으며 괴롭게 흘렸다. 오랫동안 힘들게 함께했..
202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