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3)
-
오늘의 일기 - 올 설엔 부모님이 서울로 오신다
생애 처음이다. 부모님이 설에 집이 아닌 곳에서 명절을 보내신다니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7남매 맏이로 항상 명절엔 집에서 오는 손님을 받으시는 게 부모님의 명절 기본이었다. 며칠 동안 장보고 많은 친척들 먹일 음식을 준비하고, 조상님들을 위해 제사 음식을 하나하나 챙기는 게 두 분의 명절이었다. 두 분의 명절이 그러하니 나 역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부터 명절엔 매번 고향으로 내려갔어야 했다. 복잡한 고속버스를 타거나, 어려운 티켓팅에 성공해서 기차를 타고 가거나, 자차를 이용해서 12시간 가까운 시간을 운전해서 내려가는 정도로 방법에 차이가 있었을 뿐 항상 그렇게 해야 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졌다. 그리고 우리 가족의 명절 분위기가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 게 2년..
2024.02.08 -
오늘의 일기 - 한강 야경을 보면서 퇴근합니다
대학을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왔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에 기차를 타고 올라올 때마다 푸근하게 맞이해 주는 풍경이 있었는데, 한강이었다. 고향을 출발한 열차는 논밭을 지나고 산을 지나고, 터널을 뚫고 어느새 높은 빌딩 빽빽한 서울에 들어온다. 열차가 영등포역을 지나면 사람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종점이 가까워져 내릴 준비를 하는 것이다. 딱 그때 주변에 색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빌딩으로, 차음벽으로 막혀있던 서울의 풍경이 확 넓어지는 곳, 열차는 한강을 지나고 있었다. 그렇게 매번 고향 집을 다녀올 때 만나는 한강은 제2의 고향인 서울을 더욱 반갑게 느끼게 해주는 그런 풍경이었다. 지금도 강북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고 있어서 아침저녁으로 한강을 만나고 있다. 아침엔 붐비는 지하철..
2023.10.26 -
오늘의 일기 - 가로수길, 산책하기 좋은 도로일까?
늘 그렇듯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모니터를 보고 있어도 답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회사 주변을 산책한다. 주로 점심을 먹고 남는 여유 시간을 이용해서 가로수길을 걷는다. 점심 식사 후 여유 시간을 이용한 산책은 예전부터 즐기긴 했는데 신사동, 가로수길 쪽은 이전의 산책과는 매우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 산책할 때 지나치는 사람들부터 다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 전부 가로수길로 몰리는 건지 모르겠지만, 출근 시간, 점심시간, 퇴근 시간 가리지 않고 항상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중국어도 들리고, 일본어도 자주 들린다. 영어는 기본으로 들리고,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르는 외국어들도 들린다. 주변을 둘러보면 별거 없는 가로수길에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외..
2023.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