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올 설엔 부모님이 서울로 오신다

2024. 2. 8. 21:13DIARY

생애 처음이다. 부모님이 설에 집이 아닌 곳에서 명절을 보내신다니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7남매 맏이로 항상 명절엔 집에서 오는 손님을 받으시는 게 부모님의 명절 기본이었다. 며칠 동안 장보고 많은 친척들 먹일 음식을 준비하고, 조상님들을 위해 제사 음식을 하나하나 챙기는 게 두 분의 명절이었다. 두 분의 명절이 그러하니 나 역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부터 명절엔 매번 고향으로 내려갔어야 했다. 복잡한 고속버스를 타거나, 어려운 티켓팅에 성공해서 기차를 타고 가거나, 자차를 이용해서 12시간 가까운 시간을 운전해서 내려가는 정도로 방법에 차이가 있었을 뿐 항상 그렇게 해야 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졌다. 그리고 우리 가족의 명절 분위기가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 게 2년. 그러는 사이 제사는 많이 간소화 되었고, 급기야 올해는 그마저도 축소하자며,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오시게 되었다.

 

오늘의 일기 - 올 설엔 부모님이 서울로 오신다
사진: Unsplash 의 Tom Grünbauer

 

오랜만에 기차로 올라오시는 부모님이 계시는 동안 편안히 계시다 가실 수 있도록 침구도 준비하고, 메뉴판을 준비하고 있다. 정말 처음이다. 명절에 부모님이 고향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명절을 보내신다니. 이번 명절은 아주 특별한 명절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