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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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맛있는 명절
이사하고 처음 오신 부모님을 위해서 아침, 점심, 저녁 메뉴를 각각 다르게 준비했다. 교통 대란에 12시간씩 걸려서 고향에 내려오는 것도 힘들어서 안쓰러웠다고 하셨다. 그런데, 매 끼니 다른 음식을 준비해서 내어놓으니, 이제는 부모님을 위해서 이렇게 음식을 준비해 오는 게 또 미안하시단다. 그래도 내어놓은 음식마다 맛있다 하시면서 정말 맛있게 드셔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명절에 부모님과 함께 우리 집에서 만든 음식을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자주 오시면 좋겠지만, 이 역시 번거롭게 하는 것 같다며 자주 오지는 못하겠다 하신다. 부모님의 마음이란…
2024.02.10 -
오늘의 일기 - 올 설엔 부모님이 서울로 오신다
생애 처음이다. 부모님이 설에 집이 아닌 곳에서 명절을 보내신다니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7남매 맏이로 항상 명절엔 집에서 오는 손님을 받으시는 게 부모님의 명절 기본이었다. 며칠 동안 장보고 많은 친척들 먹일 음식을 준비하고, 조상님들을 위해 제사 음식을 하나하나 챙기는 게 두 분의 명절이었다. 두 분의 명절이 그러하니 나 역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부터 명절엔 매번 고향으로 내려갔어야 했다. 복잡한 고속버스를 타거나, 어려운 티켓팅에 성공해서 기차를 타고 가거나, 자차를 이용해서 12시간 가까운 시간을 운전해서 내려가는 정도로 방법에 차이가 있었을 뿐 항상 그렇게 해야 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졌다. 그리고 우리 가족의 명절 분위기가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 게 2년..
2024.02.08 -
추억 속의 어린이날
부모님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자영업을 하셨다. 당시 대부분의 직장인이 주 6일 근무를 하던 때였는데, 부모님은 주말도 없이 주 7일 가게 문을 여셨다. 사실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는 쉬시는 법이 없으셨던 분들이셨다. 그런 부모님이 큰맘 먹고 가게 문을 닫는 날이 있었는데 그게 어린이날이었다. 쉬는 날도 없이 매일 가게를 운영하시다 어쩌다 쉬시는 날이면 우리 남매를 데리고 공원으로 수영장으로 놀이동산으로 다니셨다. 지금 주 5일 근무하면서 주말 이틀 쉬는 것도 모자란 우리 세대들은 따라가기 힘든 체력을 가지셨던 것일까. 그렇게 힘든 중에도 하루를 온전히 자식들을 위해서 내어주셨던 분들이셨다. 적당히 점심 먹고 돌아오는 일이 없었다. 종일 뛰어놀아 남매가 지쳐 떨어질 때쯤이면 해도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즈..
2023.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