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8. 23:31ㆍDIARY
아침 출근길에 몇 가지 변수를 고민하다 장우산을 챙겼다. 점심시간 전후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고 했다. 또 퇴근 시간 무렵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큰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를 들었다.
가방에 접어서 가져갈 수 있는 대신 짧은 우산 대신 장우산을 챙긴 이유는 비에 신발과 옷이 젖는 상황이 너무 싫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겁고 번거로운 장우산을 점심시간 밥 먹을 때도 챙겨 나갔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퇴근 시간에도 하늘이 흐리기만 할 뿐 예보의 큰비는 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 종일 무겁게 우산을 들고 다녔는데. 그것도 장우산을… 근데, 비는 안 오네.❜
라며 지하철에 내려서 버스를 타러 가는데, 하늘이 번쩍한다.
❛어. 비 오려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콰광!!
굉음과 함께 저녁 하늘이 대낮처럼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
그렇게 천둥과 번개가 몇 차례 공수를 주고받더니 내가 버스를 타자마자 쏴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우산 종일 무겁게 들고 다녔는데, 비가 와서 다행인건가? 아님, 비 안 맞는 게 더 좋았나?❜
그렇게 발을 재촉해서 비 사이를 피했다고 생각했지만, 버스 정류장을 내려 집까지 오는 5분 사이에 신발, 양말, 바지, 셔츠까지 옷을 입은 채 샤워를 한 것처럼 젖어있었다. 그냥 그대로 세탁기로 들어가야 할 것 같이 말이다. 무겁게 종일 우산을 들고 다녀서 무거웠는데, 비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내려서 옷까지 다 젖었네. 오늘의 날씨에 좋은 평점은 주지 못하겠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밤사이 하늘이 뚫어져라 비 다 쏟아버리고, 내일 아침엔 뽀송뽀송한 출근길을 보장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