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도서관 앞 강아지 산책로를 걷다

2023. 4. 23. 21:47DIARY

언제나처럼 일요일에 가장 확실한 선택 'TV 동물농장'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다섯 새끼와 함께 구조된 유기견 '복순이'이야기, '돌체', '라떼' 사이에서 태어난 애기 수달 '모카'가 장성해 곧 엄마가 된다는 소식, 어릴 때 놀라 도망친 뒤 목을 조이고 있던 목줄을 풀게 된 '깜순이'까지 웃음과 울음으로 귀여운 동물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동물을 키우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TV 동물농장’은 정말 최고의 TV 프로그램 아닐까?

 

가족 100% 동의를 얻지 못해서 강아지도, 고양이도 키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TV를 통해서 보는 걸로 부족해서 귀여운 강아지, 고양이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지만 갈증을 풀기엔 부족하다. 그럴 때는 산책하러 나간다. 강아지 산책로가 있는 곳으로.

 

오늘의 일기 - 도서관 앞 강아지 산책로를 걷다
사진: Unsplash 의 Alvan Nee

 

강아지를 많이 만날 수 있는 '멍스팟'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 가장 활발한 곳이 도서관 앞 잔디밭이다. 도서관을 끼고 있는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다니는 차량이 적어 조용하고, 잔디밭 사이로 보도블록이 걷기 좋게 깔려 있다. 그리고 그 보도블록 주변으로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까지 아주 완벽한 장소다. 강아지가 목마를 땐 도서관을 잠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도서관 앞 산책로에서 만난 강아지 산책러들을 공통점이 있다. 준비물이 매우 비슷하고, 다른 강아지를 만났을 때 나누는 인사가 비슷하다. 강아지 산책에 필수품인 배변 봉토와 강아지용 간식을 양손에 들고 있고, 다음의 순서에 맞춰 인사를 나누는 듯하다.

 

  1. 서로 강아지의 이름을 불러준다.
  2. 양손으로 머리를 매우 격하게 쓰다듬고,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눠준다.
  3. 강아지가 친구랑 인사를 나누는 동안 주인들끼리 근황을 나눈다.
  4. 강아지가 이끄는 대로 다음 친구를 만나 1번부터 다시 반복한다.

 

사실 나도 같은 인사를 나누고, 간식을 나눠줘 볼까 생각했지만, 난 강아지가 없으니 아쉬운 마음을 가진 관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서로의 강아지 이름을 불러주고 간식을 챙겨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강아지들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나만 없어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