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 호모 브레인리스 - 안광섭
2025. 12. 30. 11:55ㆍBOOK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누구나 마법 지팡이를 가진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 마법 지팡이를 제대로 쓸 수 있는 능력자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나 역시도 그렇다. 디즈니 영화 Fantasia의 '마법사의 제자'속 미키처럼, 누군가 만들어 둔 재미있어 보이는 마법 주문(prompt)을 따라 써 보는 정도로 활용하고 있다. 간단한 프롬프트 한 줄이면 그럴듯해 보이는 글 한 편이 뚝딱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정작 일기 한 줄을 쓰는 일조차 예전처럼 쉽지 않게 느껴졌다. 올 한 해 '한줄일기'가 뜸했던 이유를 죄 없는 AI에게 핑계 삼아 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AI 시대에 항상 고민이었던 질문인 'AI와 어떻게 함께 생각하고 협업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AI에게 던져왔던 프롬프트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AI의 가능성을 성능 좋은 '검색창'이나, 그럴듯하게 정리해 주는 '후배' 정도로 지나치게 낮춰 보고 있었다. '생각이 없으면 남의 생각대로 살게 된다'는 말처럼, 내가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내 생각의 뼈대를 제대로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이 책을 만난 것은, 꽤 좋은 선택이었다.

- 지은이 : 안광섭
- 제목 : 생각을 맡기는 사람들 - 호모 브레인리스
- 출판사 : 제이펍
- 출판 연도 : 2025. 09.
- 페이지 : 총 255면
진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AI와 인간이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는가?"
P. 60
오늘날 AI는 텍스트 이미지, 코드, 심지어 아이디어까지 대량 생산합니다. 예전엔 글을 쓰기 위해 밤새 고민해야 했지만, 이제는 몇 줄의 프롬프트만 넣으면 ‘그럴듯한’ 결과물이 쏟아지죠. 이쯤 되면 다시 물어야 합니다. 모두가 생산자가 된 이 시대에, 나를 구별 짓는 건 무엇인가?
P. 142
결국 AI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마지막 한 조각은 바로 당신의 맥락과 취향입니다. 이로써 우리는 AI와 성공적으로 함께 일하기 위한 세 가지 무기를 모두 손에 넣었습니다. 생각의 뼈대를 세우는 구조화 능력, 결과물의 옥석을 가리는 비판적 사고, 그리고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취향 자본이 바로 그것입니다.
P.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