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6. 23:28ㆍDIARY
어제부터 서울시 일부 구간에서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는 뉴스를 읽었다. 합정 - 홍대 - 이대 - 동대문까지 약 10km의 거리를 평균 시속 40km/h로 달리는 심야버스란다. 안전을 위해서 속도도 느리게 운행하고, 입석 없이 전 좌석 안전벨트를 매어야 하는 버스라니.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 후 내년 초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근데, 재미난 건 이 자율주행으로 운전자가 필요 없는 이 버스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관리하는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있기는 하다는 점이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운전하지 않는 큰 버스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이미 경전철이나 트램에서는 모니터링만 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버스는 실제 도로 위의 다양한 변수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더 복잡한 상황이란 점에서 운전석에 앉아있는 그 사람의 역할이 참 궁금해진다. 모르긴 몰라도, 현재의 기술을 고려하면 그 사람은 운전하는 것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 자율주행 버스가 접촉 사고가 난다면,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아! 그 전에 자율주행 버스에서 운행하지 않고 앉아있는 이 사람을 '버스 기사'라고 부를 수 있나? 충분히 테스트하고 나서 자율주행이 상용화된다면 그땐 그 자리에 사람이 앉지 않아도 될까?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행 중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면 유리창을 미디어를 즐길 수 있는 모니터가 대신하게 될까? …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궁금해도 지금 당장은 자율주행 심야버스를 탈 일은 없을 것 같다. 내가 탄 차가 아닌 도로의 모든 자동차가 자율주행으로 움직이게 된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