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멍 때리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

2023. 10. 18. 23:16DIARY

재취업을 한 지 약 100일이 지났다. 다시 출퇴근이 있는 삶으로 생활 패턴이 바뀌고, 일기를 하루 한 줄이라도 기록하고 블로그에 발행하는 리추얼을 계속 가져가기 힘들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도 그렇듯 아침에 출근해서 점심을 먹는 휴게 시간을 제외하고는 종일 모니터를 보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IT 쟁이는 집에 오면 자연스럽게 모니터, 키보드와 거리를 두는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지털과 밀당이 필요하다. 디지털을 멀리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지만, 적어도 가끔 멀어질 필요가 있다. 머리에 휴식을 주고 보다 창의적인 생각과 집중을 위해 때로 디지털과 멀어지는 습관이 필요하다. 디지털과 거의 함께 살다시피 하는 나조차도 의도적으로 디지털을 멀리할 때가 있다. 그렇게 멀리하면 온전히 나 혼자만의 생각에 몰입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또한 집중력이 높아져 더 밀도 높게 일을 할 수 있다. 잠시 스마트폰을 덮어두고 멀리해보자.

김지현, IT 사용설명서, 크레타, 2021, P. 343.

 

IT 사용설명서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디지털과의 밀당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녁 시간만큼은 노트북을 열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종일 컴퓨터를 하고 돌아와서 저녁에 다시 노트북을 여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일기를 매일 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보면 출퇴근하면서도 매일 일기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주말에도 빠짐없이 업데이트하고 있다. 디지털과의 거리 두기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업데이트하고 있다.

 

오늘의 일기 - 멍 때리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
사진: Unsplash 의 Ante Hamersmit

 

이렇게 매일 일기 쓰는 좋은 습관이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지만, 일기를 쓰지 않는 나쁜 습관은 이보다 몇 배는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놓을 수가 없다. 어쩌면 이 시간이 나에겐 디지털과 함께 하루를 돌아보며 멍 때리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