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백년손님 사위에게 내놓는 씨암탉의 진짜 의미

2023. 10. 5. 22:27DIARY

지난 추석 연휴에 시집간 동생이 제부랑 놀러 온다고 해서 집안은 온통 비상사태였다. 오랜만에 오는 손님이라 욕실 청소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이것저것 준비했다. 아침부터 후식으로 먹을 카스텔라도 만들고 잘 재워놓은 갈비와 시원한 묵밥으로 그럴듯한 손님상을 준비했다. 결혼하고 우리 집엔 처음 오는 제부에게도 그랬지만, 오랜만에 보는 동생도 잘 먹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사위를 위해 씨암탉을 잡는 장인, 장모의 마음이 이랬을까?

 

씨암탉은 계란을 낳고, 병아리를 키어낼 수 있는 닭으로 예전엔 집안의 큰 재산이었을 것이다. 이런 씨암탉을 백년 손님인 사위를 위해 잡는다는 건 그만큼 귀한 손님이라 잘 대접하고 싶어서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런 마음이 아닐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이렇게 귀한 음식을 먹고 자란 우리 귀한 딸 데려가서 귀히 여기고 대접하라는 무언의 압박은 아니었을까?

 

오늘의 일기 - 백년손님 사위에게 내놓는 씨암탉의 진짜 의미
사진: Unsplash 의 Dominik Lange

 

동생도 제부도 맛있게 먹는 모습에 참 뿌듯한 식사 자리였다. 제부가 그 음식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