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 9월에 첫눈 내린 캐나다 캘거리를 그리다

2023. 9. 5. 23:38DIARY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2년간 다녀왔다. 캐나다의 학사 일정에 맞춰 9월에 입국했고, 입국한 바로 다음 주에 첫눈이 내렸다. 그렇다. 내가 있었던 곳은 캐나다에서도 비교적 추웠던 캘거리였다. 88년 우리나라 서울에서 하계 올림픽을 하던 그해 동계 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의 대표적인 눈 많이 내리는 동네가 내가 머물렀던 곳이다.

 

'9월에 첫눈이라니… 대박 신기하다.'라고 안심하면 안 되는 곳이었는데, 당시 캘거리에 막 도착한 난 몰랐다. 캘거리도 사계절이 구별된다고 말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사계절과는 조금 다른 사계절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12월부터 2월 사이가 가장 추운 '겨울'이다. 겨울엔 영하 30도 아래로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엄청난 곳이다. 그리고 3월부터 5월까지는 가끔 눈이 내리지만 날씨가 조금씩 풀어지는 '겨울이 가는 계절', 6월부터 8월 사이는 백야 현상과 함께 야외 활동을 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온다. 바로 '겨울 아닌 계절(여름을 그렇게 불렀다)' 그리고 9월부터 11월은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겨울로 들어가는 계절이다. 우리는 '겨울이 오는 계절'이라고 불렀다.

 

오늘의 일기 - 9월에 첫눈 내린 캐나다 캘거리를 그리다
사진: Unsplash 의 Ryunosuke Kikuno

 

오늘이 9월 5일이니까, 대략 이번 주 정도면 첫눈을 볼 수도 있고, 기온도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겨울 오는 계절'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시작된 눈을 9개월 가까이 보고 나면, '겨울'과 '겨울이 가는 계절'을 지나 '겨울이 아닌 계절'의 푸르름을 느낄 수 있다. 캘거리에 머무르는 동안 눈을 너무 지겹게 봐서, 그 겨울이 그리워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 여름 무더위가 9월까지도 이어진다는 뉴스를 보면서 캘거리의 '겨울 오는 계절', 9월이 다시 생각났다. 아침엔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데, 아직도 저녁엔 기대만큼 시원하지 않은 것 같다.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