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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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무척 그립다 터키의 그 습도 그 바람
느지막이 일어났다. 아침 식사를 건너뛸까도 생각했지만, 옥상뷰와 함께 먹는 터키 현지식의 매력에 빠져있었던 난 그럴 수 없었다. 하루 전 식사에서 음식 이름을 다 들었었지만 또 잊어버렸다. 이름은 잊어버렸어도 그 맛은 여전히 혀끝에 남아 있는 것 같다. 독특한 향의 커피와 함께 먹는 터키 현지식 아침은 잠으로 풀지 못한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비타민 같다. 오늘 갑자기 터키에서의 여행이 그리워졌다. 그 습도, 그 바람, 이방인의 주변을 스쳐 가던 현지인들의 향기까지… 언제 또 갈 수 있을까?
2024.03.07 -
오늘의 일기 - 여행 가고 싶다
뭔가 답답함이 가슴 한가운데 뭉쳐있는 느낌이다. 이런 답답함이 길어지면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 일정을 꼼꼼하게 짜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냥 비행기 티켓이랑 숙소만 예약해 두고 현지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가는 게 내 여행 스타일이랄까. 그렇게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놓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복잡한 마음이 정리가 되는 것도 아니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었다. 하지만 그 답답함을 바라보는 내가 달라져 있었다.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나를 볼 수 있게 된 것 같더라. 지금 내가 필요한 게 그런 건가? 여행 가고 싶다.
2024.02.21 -
오늘의 일기 - 부산 여행에서 간과했던 사실
1월은 여행 비수기다. 기온도 낮고, 날씨도 흐리고, 바람까지 강하게 부는 겨울의 조용하고 쓸쓸한 바닷가를 기대했지만, 여행객들은 그런 불편함까지도 감수했는지 어디에나 넘쳐났다. 뭐… 나도 그런 악천후에 부산을 여행하고 있지 않은가. 조용하고 쓸쓸한 바닷가 맛집을 기대했지만, 어디를 가나 대기 인원이 줄을 섰다. 해운대 시장 유명한 떡볶이집이 그랬고, 부산 3대 국밥집은 더 했다. 모바일 줄서기 앱으로 사전에 예약하고 1시간 후에 가서도 현장에서 대기를 피할 수 없었다. 여행 비수기라고 생각하고 좀 한적한 1월의 부산을 기대했지만, 다들 비슷한 기대를 하면서 부산으로 왔던 것 같다. 줄 서서 대기하느라 원래 계획했던 여행 스케줄을 따라갈 수 없었다. 1월에도 부산은 붐빈다.
2024.01.20 -
오늘의 일기 - 오랜만에 월차 내고 부산으로...
연말에 발등에 불처럼 떨어졌던 프로젝트 하나 끝내고 휴가를 냈다. 휴가에 좀 늦잠 자고 편안한 3일 연휴를 즐겨볼까했지만 기대만큼 쉽지 않았다. 출근 시간보다 일찍 일어나 먼 휴가지로 출발! 목적지는 부산 광안리. 명절 연휴에 서울 빠져나올 만큼 달렸더니, 충청도를 지나고 있었고, 귀향길 교통 대란에 경기도를 빠져나올 시간쯤에 부산에 도착했다. 아! 사람들이 이래서 평일에 휴가 내고 자동차로 멀리 달리는구나 싶었다. 대학 때 친구가 광안리 바다에서 200m 거리에 살고 있어서 며칠을 묵으면서 지겹게 바다에서 놀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달려간 광안리는 기억 속 광안리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광안대교가 바다와 하늘을 구분하듯 좌우로 뻗어있었고, 바닷가 앞쪽으론 다양한 맛집들이 손님들을 기다리..
2024.01.19 -
오늘의 일기 -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가을에 출발해 8시간째 고속도로. 창문을 열면 창 너머로 찬 바람은 이미 겨울에 닿아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계절을 넘어 가는 것만큼이나 멀게 느껴진다. 여행길이 멀고 힘이 들어도 늘 돌아갈 집이 있다는 사실에 더욱 설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집에 돌아가면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밀린 빨래를 돌려놓고 잠자리에 들어야지. 나는 지금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2023.11.12 -
여행의 시간 : 도시건축가 김진애의 인생 여행법 - 김진애
코로나로 여행을 잃어버린 후에 출간된 여행 서적엔 비슷한 서문으로 시작된다. 팬데믹에 뺏긴 많은 것 중에 가장 아쉬운 걸로 '여행'을 꼽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사실 나도 여행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사실 나 여행 좋아했었네!❜하고 있다. 김진애 작가님은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을 더 가까이에서 알게 된 느낌이다. 프로그램에서도 살짝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수다쟁이 작가님이 옆에서 여행 이야기를 해주고 계셨다. 알쓸신잡을 다시 TV에서 볼 수 있게 된다면, 김진애 작가님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방인과의 알쓸신잡 이 기회를 통해서 찬양해보자면, 유시민이라는 빼어난 이야기꾼, ..
2023.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