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점에 갑니다
2023. 4. 7. 21:18ㆍDIARY
이틀 동안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그쳤다. 금요일이다. 비가 그친 금요일엔 무조건 나가야지. 설거지와 간략 버전으로 청소를 마치고 종로로 향했다. 서둘러 출발했는데, 지하철이 연착되면서 생각했던 시간보다 조금 늦게 종로에 도착했다. 금요일이라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있었고, 주변에 있는 중학교에서 체험학습을 온 것인지 선생님이 안내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고르는 중학생들로 가득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 출간 소식을 알린 업계 선배의 에세이, 인스타그램 추천 피드에서 본 신간 소설, 최근 쏟아지는 ChatGPT 관련 기술 서적, 그리고 디자인 관련 잡지까지 도서관에서 보기 힘든 신간 위주로 꼼꼼히 살폈다. 다양한 문구류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좋다. 메모용 볼펜, 노트 필기용 만년필 잉크, 낙서용 연필, 그리고 다양한 재질의 노트까지 살펴보면,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사고 싶은 책들은 스마트폰의 화면 스크롤을 한참 내려야 할 정도로 많았지만, 그중 선별한 세 권과 함께 돌아가는 길은 즐거웠다. 지하철을 타고 운이 좋아 자리에 앉는다면, 책을 읽으면서 갈 수 있었겠지만,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으니 집에 가는 길엔 버스를 타기로 했다. 햇볕은 따뜻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살짝 차가워서 사람들의 옷은 겨울 패딩에서 가벼운 봄 티셔츠까지 겨울과 봄 그 사이에 있었다. 봄꽃도 다 떨어졌고, 이번 꽃샘추위도 지나가면 사람들은 봄과 여름 그 사이에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