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 - 김이경
2023. 8. 20. 22:39ㆍBOOK
재취업 이후 집중해서 책을 읽고, 정리할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 더 정확하게는 조금씩 시간을 내서 책은 여러 권을 읽고 있다. 하지만 읽은 내용을 정리하고 블로그에 올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오늘도 도서관에서 여러 권의 책을 빌렸고, 그중 한 권의 머리말에서 지금 정체된 읽고 쓰기의 문제점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블로그에 올렸던 서평들이 숙제처럼 다가오면서 책 읽기까지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생각을 조금씩 지워내는 것도 역시 책을 읽으면서 할 수 있었다. 오늘 빌려온 몇 권의 책을 재미있게 읽고, 깊게 정리되어서 가볍게 블로그에 풀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지은이 : 김이경
- 제목 : 일 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
- 출판사 : 서해문집
- 출판 연도 : 2023. 05.
- 페이지 : 총 432면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독서가 일이 되면 얘기가 다르다. 읽는 재미를 마냥 누릴 수도 없고 책 자체가 싫어질 때도 있다. 그때마다 다시 동력을 부여하고 나를 책으로 이끈 것 역시 책이었고, 책을 읽고 쓰는 사람들이었다.
주저앉으려는 나를 깨우치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고, 상상도 못 한 세계를 열어젖힌 거인들이 있어, 나는 몸에 밴 비관을 넘어 다시 나아갈 수 있었다. … 중략 … 나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성이 쓴 책을 읽었다. 그동안 이어온 남성 편향의 독서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자 여성인 나의 잠재력을 확인하고픈 열망 때문이었다. 처음엔 '고전 100선' 같은 권장 목록에 여성이 저작이 많지 않아서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놀라운 성취들이 어찌나 많던지, 책 제목은 "일 년 내내 여자의 문장만 읽기로 했다"이지만 사실은 일 년 넘게 읽었고 지금도 읽고 있다.
좋은 책이면 됐지 저자의 성별이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른다. 오랫동안 나도 그리 믿고 읽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인간도 시대적·사회적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니, 성차별에 근거한 사회에서 이를 뛰어넘는 혜안을 보여주는 책은 드물다. 편향을 극복하려면 편향된 독서가 필요하다. 편향임을 인정하고 편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 비로소 균형으로 나아갈 수 있다.
P. 5 - 6